▲ 허윤기 HK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고소란 범죄의 피해자 또는 피해자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자가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것이다. 고소인이 고소하면 수사기관은 반드시 법원에 기소를 하든지 기소를 하지 않는 불기소처분을 하여야 한다. 고소를 당했다가 불기소처분을 받은 피고소인들은 고소인을 무고로 처벌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상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고소사건이 불기소처분으로 종결되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고소인이 무고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배우 이진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하였다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기소되었던 30대 여성 오모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씨가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은 마당에 오씨마저 무죄를 선고받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성폭행으로 고소당한 사건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고소한 사람이 반드시 무고죄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형사판결은 증거를 토대로 형사법에서 정하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었느냐를 판단하는 과정으로 유죄의 판단은 피고인이 범죄를 저질렀을 고대의 개연성(80~90%의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형법 제156조) 따라서 고소장 등에 허위사실을 적시하거나, 고소인 진술시 허위진술을 할 경우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허위사실의 신고에 일부에 허위의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허위부분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한 사실을 과장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

오씨의 사례에서 법원은 “이 사건 경위나 진행 경과, 성관계 전후의 상황 등에 대한 오씨의 진술이 이씨의 진술과 강제성 여부에 대한 부분에서만 차이가 날 뿐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오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즉, 오씨의 고소내용이 다소 과장되었을지언정 오씨가 주장하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내용이 명확하게 거짓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고죄는 그 성립이 굉장히 어려운 범죄이다.

반대로 고소인이 고소를 준비하는 것을 알게 된 피고소인 측은 고소인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며 오히려 고소인을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횡령죄나 사기죄의 의심이 있어 고소를 준비하는데 증거확보가 어려움이 있는 경우 피고소인 측의 무고의 협박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 경기도 김포에서 식당을 운영한 K씨는 식당운영을 대신 맡겨온 동업자 H씨가 2년간 거액의 식당운영자금을 빼돌린 의심이 있어 고소를 준비하다 H씨의 무고 고소 협박에 못 이겨 결국 고소를 포기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K씨가 H씨의 통장거래내역 등을 확보하지 못해 명확히 횡령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하더라도 다른 여러 정황들과 종업원의 진술 증거만 가지고 고소하여도 충분히 고소가 가능하였던 사안이었다. 확보하지 못한 증거는 수사기관에 강제수사를 요청하면 되는 일이었다. 더구나 무고의 협박으로 고소를 포기한 것은 무고죄의 성립에 관한 무지로 인한 것으로 결국 자신의 권리구제를 포기하고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준 안타까운 사례였다.

허윤기 변호사 프로필
-1978년생(대전)
-서울대학교 졸업
-제51회 사법시험 합격
-이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대한가수노동조합 자문 변호사
-現) HK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