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넘게 무직…'장기백수' 비중 13년만에 최대
반년 넘게 무직…'장기백수' 비중 13년만에 최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들 미래 불확실에 소극적 고용…취업 경쟁률은 35.7 대 1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6개월 이상 취직을 하지 못한 '장기 백수'의 비중이 13년 만에 최대치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세에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고용시장의 한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 실업자는 12만명으로 전체 실업자(100만3000명) 중 11.96%를 차지했다. 이는 2004년 13.5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장기 실업자의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은 -0.07%p 줄어든 지난해 10월을 제외하면 2014년 11월 이후 30개월간 같은 달 기준으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특히 지난 3∼5월까지 각각 2.55%p, 2.92%p, 1.62%p 증가하는 등 지난해 부터 매달 2∼3%p 내외의 상승 폭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장기 백수 비중은 2월 즈음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취업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10월께 가장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2월 8.96%였던 장기 백수 비중은 8월 18.27%로 정점을 찍었고, 2015년 역시 2월 5.49%에서 10월 13.83%이 됐다.

단기 실업의 경우 통상 자연스러운 경제현상으로 평가되나, 실업자들이 구직에 잇따라 실패해 발생하는 장기실업은 경기 이상 징후로 읽힌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부터 수출을 중심으로 한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고용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비정규직 차별 해소 정책 또한 기업들에 의사 결정을 주저하게 하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정규직 전환 정책이 민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고용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1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7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 결과 올해 대졸 신입사원의 취업 경쟁률은 35.7대1로 2015년(32.3대 1)보다 더 치열해졌다.

새 정부가 제출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장기 백수 비중도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장기 실업자 중 대부분은 일자리 추경 대상인 경찰 등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