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충격 내년 본격화…한은, 올해 선제대응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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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硏 "美금리 3~4년간 3.5%까지 인상…완급조절로 부작용 최소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미국이 향후 4년 간 매년 두 차례 이상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한국은행이 비교적 충격이 적은 올해 미국 수준에 맞춰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내년부터는 속도를 늦춰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김성훈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의 우리나라 통화정책 점검' 보고서를 내고 미국이 향후 3년에서 4년 간 최대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는 "우리 통화당국은 경기회복과 물가안정, 해외자본유출과 국내신용경색 우려 사이에서 균형잡힌 금리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포지션에 놓일 수 있다"며 "한국은행은 2018년 이전까지 국내 기준금리를 미국 금리인상 수준만큼 빠르게 올리고 금융부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2018년부터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금리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올해 미 금리인상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국내 금리인상을 늦출 경우 내년부터 급격하게 금리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최소한 미국 금리 수준 만큼 우리도 금리를 인상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향후 4년 간 매년 2차례씩 금리를 인상한다면, 한국은행은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1.25%에서 2.0%까지 올리고 내년에는 4분기에 걸쳐 2.5%까지 높이는 방안이 금리 상하한 범위 내에서 바람직한 예로 제시됐다.

한경연 분석 결과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올해 말까지는 비교적 미미한 수준에 그치겠지만, 2018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이 실물 부문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금융부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보다 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부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올 연말까지는 미 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내금융시장 하방 압력이 미미하고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자본유출 압력이 크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1분기에는 주식자본 순유출 압력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0.17%p 커지고, 2020년 1분기에는 0.32%p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2020년에는 매 분기 마다 23~53억달러 규모로 순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내년 2분기 채권자본 순유출 압력이 GDP 대비 0.12%p 가량 확대되고, 2020년 1분기에는 0.22%p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6억달러 규모의 순유출 압력이 2020년 4분기에는 37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 증가세와 관련해서도 올해 금리 인상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금리 인상 시 국내신용시장이 더 침체될 수 있지만 현재의 대출 팽창 속도를 감안하면 오히려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시장 여파는 내년부터 점차 커져 오는 2019년부터는 GDP 대비 0.1%p 가량 대출금 증가율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실물 부문에 있어서는 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오히려 한국 실질경제성장률이 0.11~0.47%p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달러 가치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 확대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미국 고용 및 투자 지표 호조에 따른 넘침효과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물가 상승률에 대한 하방 압력은 미미하다는 관측이다. 한은이 0.25%p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한국 금리인상이 실질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과 미국 금리 인상분이 실질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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