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현대중공업

동남아 정유 플랜트 투자에 수요 증가…올해 수주 누적액 22억달러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수주가뭄에 신음하던 국내 조선업계에서 최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정유 플랜트 투자가 늘면서 선사들의 VLCC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사가 올해 수주한 글로벌 VLCC 선박은 총 27척이다. 수주금액만 총 22억달러에 달한다.

먼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가 지난 5월까지 수주한 글로벌 선박 중 VLCC는 총 14척이다. 이는 VLCC의 전 세계 발주물량인 27척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삼성중공업도 잇따라 VLCC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주한 VLCC 선박만 8척이다.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BW그룹(BW Group)에서 4척을, 그리스의 선사인 캐피탈 마리타임(Capital Maritime)에서 4척을 각각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자회사 마란 탱커스로부터 31만8000톤 규모의 초대형유조선 3척을 약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에 수주해 현재까지 VLCC 총 5척을 수주에 성공했다.

VLCC의 잇따른 수주 증가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정유 관련 공장이 늘어나는 등 정유 플랜트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산유국에서 이들 공장으로 원유를 실어나를 유조선 수요가 상승해, 글로벌 선사들이 국내 조선사에 발주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 정유 공장 건설이 늘면서 유조선의 수요도 함께 상승해 선사들의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VLCC 수주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면서 지난해 수주절벽에 신음하던 국내 조선사도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리나라가 5월에도 월별 수주량 부문에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유지한 것이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66만CGT(수정환산톤수·50척)을 기록, 지난 4월 85만CGT(34척)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이 기간 우리나라는 현대·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수주 증가 덕분에 79만CGT(21척)로 집계돼 월별 수주실적 누계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은 32만CGT(17척), 일본은 8만CGT(3척)를 각각 수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