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종합 디벨로퍼로 '발돋움'
건설사들, 종합 디벨로퍼로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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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해외건설 시장의 부진과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종합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디벨로퍼는 프로젝트 발굴,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를 의미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건설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형건설사는 물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공기업들도 종합 디벨로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리드 디벨로퍼(Lead Developer)'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에너지, SOC(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 호텔, 주택사업 등 주요 분야에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대림산업은 현재 파키스탄에서 102MW(메가와트)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주택 분야에서도 기업형 임대주택사업(뉴스테이)을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뉴스테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전문 자산관리회사인 대림AMC(자산관리회사)를 출범시켰다. 또한 글래드 호텔 여의도·메종 드 글래드 제주를 포함해 총 8개의 호텔과 콘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 각각 서울 공덕동과 대치동에 추가로 글래드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SK건설도 최근 이란에서 4조원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소 건설사업에 참여했다. SK건설은 이 사업의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공사뿐만 아니라 운영사로서 역할도 맡게 된다. 올해 1월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일본업체를 물리치고 따낸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사업비 3조 5000억원)도 건설 후 16년간 운영과 최소수익을 보장하는 사업이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호텔신라와 손잡고 2015년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용산 아이파크몰에 입점한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363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분기 신규 면세점으로는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기획부터 설계, 개발, 시공, 마케팅, 사후관리와 운영까지 원스톱으로 추진하는 리조트 개발을 시작, 강원도 정선군에 총 204실의 숙박시설을 짓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회사인 'HDC투자운용'을 통해 리츠 AMC 설립인가를 신청했다.

SH공사는 공공성을 담보하고 개발 후에도 지역관리자로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디벨로퍼 선언 이후 전문가 포럼과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공공디벨로퍼로서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리츠와 공공형 신탁제도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고 시유지 관리 및 위탁개발 등을 통해 토지를 확보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향후 신사업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태양광발전사업·환경관리대행업을, 태영건설은 관광단지 조성업·수질환경관리대행업, 계룡건설은 부동산종합서비스업·시설물 유지 관리업을 각각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넣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건설사들은 대부분 설계·시공·조달(EPC)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었다"며 "국내외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 머물러 있다간 도퇴될 수 있는 만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선 종합 디벨로퍼로 변신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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