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두타면세점 1층 라인프렌즈 '인기'…명품은 '글쎄'
[르포] 두타면세점 1층 라인프렌즈 '인기'…명품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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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두타면세점 1층 로비에서 대만 관광객들이 '라인프렌즈'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라인프렌즈 스토어, 일본·타이완·싱가포르 관광객 '북적'
명품 브랜드 매장 "살 게 없다" 혹평
리뉴얼로 승부수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라인프렌즈는 대만에서도 유명합니다. 아직 면세점을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해 기분이 좋습니다."

11일 두타면세점 1층에서 만난 타이완(대만) 관광객들은 입구에서부터 사진을 찍느라 분주해 보였다. 입구에 세워진 곰돌이 캐릭터 브라운은 지나가는 사람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눈길을 끌고 있었다.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은 최근 매장을 재오픈했다. 기존 9개층에서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려 했던 2개 층을 폐쇄하고 브랜드들을 재정립했다. 7개 층으로 면적을 줄인 대신 건물 1층 로비에는 라인프렌즈 스토어가 들어섰다.

라인프렌즈는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의 이모티콘 캐릭터다. 라인을 주 메신저로 사용하는 일본은 물론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발길을 끊자 국적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두타면세점이 라인프렌즈 스토어를 1층에 입점시킨 이유다.

관광객들은 라인프렌즈 캐릭터 앞에서 줄을 서며 사진을 찍을 순서를 기다렸다. 대부분이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온 단체 관광객이었다.

엄마와 아빠, 아이 등 한 가족이 단란하게 사진을 찍고 면세점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이들은 싱가포르에서 온 여행객이었다. 엄마 지화(여·32)씨는 "라인프렌즈 사진을 찍고 밖에 나가 쉑쉑버거를 먹을 계획"이라며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타면세점 분위기는 리뉴얼 전과 비교해 활기차게 바뀌었다. 특히 1층에 라인프렌즈 스토어가 오픈하자 두타몰에서 면세점으로 오고가는 유동인구도 많아졌다. 로비에 사람들이 몰리자 광장에서 구경을 하던 사람들도 거리낌 없이 면세점 안으로 들어와 뭐하는 곳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면세점이 시작되는 7층을 방문했다. 7층과 8층은 기존과 변함없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시계, 선글라스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신사임당' 등의 전시장으로 쓰였던 9층 한류관은 'K-마트'로 이름을 바꾸었다. K-마트에는 오리온, 크라운, 롯데식품, 농심, 고려인삼 등의 건강식품과 쿠첸, 쿠쿠, 휴롬, LG, 삼성, 샤오미, 자이글, 필립스, 파나소식, 위니아 등의 리빙 가전 브랜드가 입점했다. 기존 꼭대기 15층에 위치해 있던 브랜드들이 옮겨져 왔다.

K마트를 가로질러야만 다음 층으로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매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10층과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 사이 공간에서는 담배와 주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 K마트를 가로질러야만 위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다. 해당 에스컬레이터 사이 공간에 마련된 주류 매장. (사진=김태희 기자)

10층에는 빈폴, 닥스, 라코스테, 켈빈클라인 등의 유명 패션 및 피혁 브랜드가 위치해 있었고 11층에는 에트로, 마이클코어스, 겐조, 발리 등의 명품 브랜드들 자리했다. 해당 브랜드들은 기존 13층에 위치해 있었지만 리뉴얼하면서 위치를 옮겼다. 12층에는 이니스프리, 미샤, 잇츠스킨, 다나한, 동인비, 더샘, 네이처리퍼블릭 등의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와 정관장이 있었다. 13층은 고객 안내데스크 및 라운지로 활용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두타면세점이 매장을 리뉴얼한 가장 큰 이유로 명품 브랜드 유치 난항을 꼽고 있다. 명품 브랜드 입점을 위해 공간을 남겨두었지만 1년 넘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심지어 명품 브랜드 입점 효과를 기대했던 일부 브랜드들도 퇴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타면세점의 리뉴얼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였다. 쇼핑의 흐름이 끊겼던 한류관을 K-마트로 대체하면서 집중해서 상품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드문드문 브랜드 입점을 알리고 있던 빈 매장도 사라지면서 매장이 꽉찬 느낌도 들었다.

다만 명품 브랜드 부분은 여전히 빈약해 보였다. 심플한 블랙 톤의 인테리어에 환한 명품 매장들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지만 워낙 공간이 좁다 보니 럭셔리한 느낌은 나지 않았다.

실제로 고객들의 반응 역시 명품은 구매할 것이 없다는 평이었다.

11층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만난 메이린(여·26) 씨는 커다란 캐리어 가방을 끌고 가고 있었다. 두타면세점을 어떻게 방문했냐는 질문에 메이린 씨는 "친구가 추천을 해서 왔다"며 "사드 문제가 있지만 한국에 관심이 많아 개인 여행을 왔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을 구매했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면세점을 다 둘러봤지만 두타면세점에서는 살 것이 없었다"며 "건물 밖 주변 사람들을 구경하고 화장품을 조금 살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중국인 관광객 샤오궈(남·31)씨는 "나는 마이클 코어스에서 물건을 사려 했는데 아내가 원하는 브랜드가 여기에 없다"면서 "다른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 두타면세점 11층에 위치한 명품 브랜드 매장의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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