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극복·정부정책 기대감…제약·바이오株 바닥 찍고 '점프'
악재극복·정부정책 기대감…제약·바이오株 바닥 찍고 '점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약품업종, 한달 새 20%↑…가격 매력·호실적 '상승재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하반기 '한미약품發 악재'로 악몽의 시간을 보냈던 제약·바이오주가 눈에 띄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매력과 호실적이 상승 탄력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제약·바이오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란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재료로 꼽히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의약품지수는 전장 대비 96.72p(0.99%) 떨어진 9642.05에 마감했다. 7거래일 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매우 두드러진다. 지수는 지난 4월 말 7591.60에 불과했지만,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20.72% 뛰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의 모든 업종을 압도하는 상승폭으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코스피지수 상승률(7.16%)보다도 세 배 가까이 웃돈다. 이로써 지난 5월 말 기준 헬스케어 종목 182개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4월 초(94조원) 대비 11% 증가한 수준이다.

의약품지수는 지난해 일제히 고꾸라졌다. 9월 말 주식시장에 파문을 불러온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 해지·늑장공시' 사태가 제약·바이오주의 동반 추락으로 이어졌다.  9000선 후반을 넘나들던 지수는 한 달여 만에 7000선 초반까지 추락했다. 한미약품 등 관련 주요 업종이 줄줄이 미끄러진 탓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더니, 최근 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지수를 끌어올린 요인은 실적 호조다.

▲ 뚜렷한 오름세로 의약품업종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표=네이버 증권)

특히 의약품 대형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영업이익 3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5월 이후 주가가 34.57% 상승, 의약품 호조에 일등 공신이 됐다.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년 남짓 만에 73% 이상 뛴 상태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 역시 영업이익 313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27.39% 뛰었다. 이외에도 녹십자(13.41%) △유한양행(9.05%) △종근당(6.87%) 등 상위 제약사들도 뚜렷한 실적에 힘입어 오름세를 시현,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2월부터 계산해 보면 확연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긍정 흐름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 업종의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연초 대비 21.0% 증가한 3891억원, 코스닥 제약업종은 35.6% 증가한 567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주요 대형 제약사들의 전문의약품 실적 회복 추세와 함께 마케팅 비용 감소, 수출 확대 등을 통한 수익 개선 활동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새 정부가 내건 정책이 관련 업종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지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주력할 것이란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협명위원회'를 설립,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분과를 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치매 국가 책임제 예산 2023억원을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내 1418억원을 투입해 47곳에 불과한 치매안심센터를 전국 시군구 252곳으로 확대하고, 34곳인 치매안심병원도 605억 원을 들여 79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틀니·임플란트 본인부담금을 30만원 수준으로 인하하고,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현행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 정책으로 제약·바이오 관련 업종에 훈풍이 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우호적 산업 육성 정책은 긍정적"이라며 "내수 의료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져 내수 의약품 시장의 점진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에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우상향 방향성은 이어갈 것"이라며 "상위 제약사들의 실적 기저효과와 미국 FDA 허가 승인 이슈,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 예정 등  이벤트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신정부 출범에 따라 임플란트와 보청기, 치매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면서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 의료기기 전문 기업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