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진=SK이노베이션)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딥체인지 1.0으로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의 알래스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경영전쟁터(Battle Field)를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옮기는 딥체인지 2.0을 시작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전략으로 '딥체인지(Deep Change) 2.0'을 선언하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딥체인지는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정체에 빠진 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해 체질 개선을 주문하면서 도입한 경영솔루션이다.

그는 SK이노베이션 딥체인지 2.0의 방향으로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잘하는 것'과 '잘하고 있는 것을 훨씬 더 잘하는 것'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체질 개선을 통해 기존에 하던 석유사업은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미래가 기대되는 배터리·화학 사업은 집중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빠르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그의 의중은 최근 석유사업은 성장이 둔화한 반면 화학·배터리 등 비(非)석유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사실상 정유사의 실적을 견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3조원을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1분기에만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 기간 화학 사업은 에틸렌, 파라자일렌(PX)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강세를 보여 45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은 물론 석유사업의 영업이익(4539억원)을 넘어섰다.

이와 같은 실적에 힘입어 그는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유럽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앞으로 발주 단위가 달라질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할 것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빌리티 시장과 연계돼 수많은 사업 기회도 함께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안으로 신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헝가리, 체코 등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검토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배터리 셀을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충전으로 500㎞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내년까지, 700㎞까지 갈 수 있는 배터리는 2020년 초까지 개발할 예정이며, 급격히 커지는 중국을 중심으로 소비지 중심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분야인 포장재 및 자동차용 화학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 출신으로 SK네트웍스 S모빌리언 본부장,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문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에너지 화학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