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담배와 소주를 포함한 주류의 유해성 논란은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비흡연자와 비음주자에게 있어서 담배와 주류는 백해무익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반면 흡연자와 음주자에게 담배와 주류는 잠깐 동안이라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기자가 의학 전문가가 아니기에 담배와 주류의 유해성과 유익성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을 지적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바로 담배와 술 광고의 불공정성이다.

정부는 흡연자의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공장에서 출하되거나 수입된 담뱃갑 앞뒷면에 혐오 그림과 경고 문구를 새겨 넣고 있다. 담뱃갑에 새겨진 그림은 '더 이상 담배를 피우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혐오스럽다. 끔찍할 정도다. 20년 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기자도 담배를 꺼낼 때마다 '빨리 끊어야지'라고 수없이 결심한다.

반면 퇴근 후 한 잔 술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소주에는 유명 여성연예인들이 술을 마시라고 유혹하고 있다. 소주업계는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쓰고 있다. 그동안 이효리, 신민아, 수지, 아이유 등 각 분야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모델들을 잇달아 내세웠다.

분명한 것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고단한 심신에 위안을 주기 위해 소주를 마신다고 해도 결코 술이 몸에 이로울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뱃갑에는 검게 변해버린 폐가, 소주병에는 아리따운 여성연예인들이 노출돼 있다.

지금의 정부 논리라면 술이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담배와 술은 세수(稅收)에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민 개개인은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몸에 해롭지만 세수에는 큰 도움을 주는 술과 담배. 하지만 정부는 술을 더 편애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담뱃갑처럼 술병에도 혐오스런 이미지를 붙이자는 것은 아니다. 굳이 여성연예인들을 내세워 광고하는 것만이라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한쪽에서는 금연을 위해 수천억원의 돈을 쏟아 붓고, 다른 한쪽에서는 연예인들을 앞세워 광고를 묵인하는 것은 분명 정부 정책이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새로운 정부가 시작된 만큼 이제부터라도 정부의 일관된 정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