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전산중단 가능할까?
조흥銀 전산중단 가능할까?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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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공동결제망'으로 他은행까지 줄줄이 타격
단계적 중단 유력...인터넷뱅킹은 가동 가능성


조흥 및 금융노조가 오는 25일 총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특히 조흥은행 노조는 ‘전산중단’이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흥은행 허흥진 노조위원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총파업에 돌입하면 전산도 올스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조흥은행의 전산망 중단의 실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만약 조흥은행 노조가 460여개 영업점의 셔터를 모조리 내리고 전산 스위치를 끄게 되면 1천만명에 달하는 개인고객과 8천여 기업고객의 거래는 전면 중단된다. 또 타 은행과의 계좌이체나 어음결제 등은 물론 파업 예정일인 25일은 신용카드 결제일이 집중돼 있어 금융시스템은 그야말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더욱이 국내 은행들은 외국과 달리 중앙집중식 ‘공동결제망’을 채택하고 있어 타 은행의 결제 시스템 에러를 야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이에 금융권은 조흥은행 노조의 ‘전산중단’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만약 전산을 중산하더라도 ‘단계적’인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산중단’은 조흥은행 노조가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카드인데다 독자생존을 주장하고 있는 판에 고객 이탈과 은행 신인도에 결정적 타격을 미칠 행동을 경솔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조흥은행 노조측도 기자회견 직후 ‘단계적 중단’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흥은행 노조 고위 관계자는 “전산 중단에 대한 단계적 플랜을 세우고 있지만 전략 사항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혀 상황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영업점은 열지 않더라도 인터넷뱅킹은 가동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D/ATM기를 가동하는 것은 영업점의 문을 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인터넷뱅킹은 부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 98년 이후 금융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전면적인 ‘전산중단’의 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이런 의견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98년 동화, 동남 등 5개 은행이 퇴출될 당시와 99년 국민·주택은행 합병 당시에도 ‘전산시스템 마비’란 최후 수단이 거론됐지만 일부 전산부 직원이 잠적하는 등에 그쳤던 것.

한편, 정부는 14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개최, 조흥은행 노조와 한국노총의 파업 등 이달말 동시다발로 예정된 노동계 총파업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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