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4차 산업혁명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전문가들도 4차 산업혁명은 이전과는 다르게 인간이 변화를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통신이다. 이 때문에 각국의 이동통신사들은 5G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큰 흐름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한참 뒤떨어질 수밖에 없고 나아가 천문학적인 시장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를 놓고 벼랑 끝 승부를 펼치고 있다.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않고 쏟아져 나오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공장 등도 모두 대량의 정보를 막힘(트랙픽) 없이 전달할 수 있는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고화질의 동영상도 끊김 없이 시청하려면 LTE보다 진일보한 5G는 기본이다.

정부도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막대한 투자와 함께 정책을 손질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통신업계의 수익원 중 하나인 통신 기본료 폐지도 검토되고 있다. 장기간의 경제 침체로 종잇장처럼 가벼워진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라며 그동안 제대로 된 명분 없이 받아온 기본료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4인 가족 모두 휴대폰을 쓴다면 매월 4만4000원을 내야하고 1년이면 52만8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결코 서민 가계에 적지 않은 금액이다.

기본료 폐지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동통신기업 외에는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의 폐지는 안된다. 필자도 통신료 폐지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일에는 가치의 문제와 함께 우선순위가 뒤따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5G가 상용화에 들어가는 돈은 수조 원에 달한다. 그 돈을 고스란히 기업에 부담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도로와 주택은 정부가 나서서 깔고 짓는 것은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통신도 공공재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한 것이라고는 주파수를 돈 주고 판 것밖에는 없다.

따라서 통신 기본료 폐지를 당장에 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상용화를 위해 먼저 지원부터 해 주고, 그 사이에 단계별 폐지 또는 인하를 고려해봐야 하는 게 옳바른 수순이 아닌가 싶다. 하루 일과를 만원 지하철에서 뉴스롤 보고 수백 통의 문자와 수십 통의 전화를 하고 퇴근하는 길에도 주요 기사를 훑어보는 기자들만큼 휴대폰을 많이 이용하고 통신료에 대한 부담을 안고 사는 직업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통신료에 대한 부담은 예전부터 커졌다. 많은 이들이 저렴한 정액제를 사용할 때도 어쩔 수 없이 데이터 많이 주는 요금제를 택했던 터라 기본료 폐지를 누구보다 환영한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다. 당장의 국민적 호응을 위해 막대한 자본이 투여되는 5G 상용화를 늦춰서는 안 된다. 일단 5G 상용화까지만이라도 현행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기본료 폐지를 강행할 경우 이동통신사에서는 사용료를 올리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미 시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통신사를 옮기는 것도 사용자들에게는 큰 이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도 조금 양보하고 기업들도 끝까지 버틸 수 없도록 단계적 폐지 또는 인하 정책으로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