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고육책' 하이투자證, 매각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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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부문 실적 개선…매각 '박차'
'부진 실적'에 쉽지 않다는 비관 전망도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2년2개월 만에 전격 단행한 희망퇴직 신청을 모두 접수했다. 몸집 줄이기와 체질 개선에 나선 하이투자증권이 그동안 난항을 겪어오던 매각작업에 다시 활기를 되찾을지 주목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5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을 23일 마감했다. 신청자들은 여러 제반 사항에 대한 심의를 거친 뒤 승인이 나면 오는 31일 회사를 떠난다.

◇조직 슬림화로 실적 개선…한결 수월

이번 희망퇴직은 1년 가까이 난항을 겪어오던 매각을 재추진하기 위한 고육책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 수주절벽으로 위기에 직면한 모회사 현대중공업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리테일 부문의 대규모 적자와 이에 따른 실적 부진에다 가격 괴리가 더해져 인수 희망자가 딱히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리테일 부문은 하이투자증권 매각 진행에 가장 발목을 잡고 있다. 리테일 부문은 지난해만 200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회사의 전체 순이익이 전년 대비 90% 곤두박질 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리테일 부진을 개선하고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성과급 체계 정비 △전문영업직 활성화 △점포 통폐합 추진 등 개선안을 내놨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이투자증권이 2년2개월 만에 희망퇴직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은 수년째 손실을 내고 있는 리테일 부문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서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통해 몸집을 줄이면 리테일 부문 호조로 이어지기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매각 절차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망퇴직 직후 대규모 보상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이내 큰 폭의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져 뚜렷한 순이익 개선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Q 실적 저조·대우조선 리스크는 '암초'

다만 여전히 매각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지속되고 있는 저조한 실적이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7% 줄어든 27억원, 영억이익은 53.7% 감소한 46억원으로 부진을 이어갔다. 증시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시현한 많은 증권사와 대조된다.

또, 상반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여파도 뼈아팠다. 하이투자증권이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는 400억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보유 채권액 가운데 50%를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3년 거치·3년 분할상환하는 금융당국의 채무 조정안이 가결됐지만, 큰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신용등급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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