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비정규직 무풍지대 식품업계…무학 '최대'·SPC삼립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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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판촉행사 직원, (비)정규직 채용 구분에 따라 비율 엇갈려"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업에서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하면서 식품업계의 기간제(혹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식품업계는 전반적으로 제조 및 생산직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타업종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중에서도 마트 시식 및 판매사원까지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 근로자로의 채용 여부에 따라 이에 따른 비율이 엇갈린 양상이었다.

◆ 식품사 비정규직 비율, 평균 4~7%…"타 업종 대비 낮은 편"

▲ 국내 주요 식품업계 기간제(혹은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 (매일유업만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출처 = 금융감독원, 표 = 김소윤 기자)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보고서 기준 국내 제과와 우유 및 유제품, 주류를 비롯한 주요 식품업계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은 평균 4~7%로, '한 자릿리수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게임업종이 평균 10%대, 금융업종이 20%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 중에서도 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상과 풀무원식품의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2%대, 라면으로 잘 알려진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1%대(농심의 4.95%는 '코코이찌방야' 아르바이트생 수)로 유난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이들은 마트 시식 및 판매사원까지 모두 정규직 근로자 형태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측은 "기간제 근로자 2% 비율은 기존 정직원 중 정년이 끝나고 다시 계약해 근무하는 직원부터 비서, 서무, 영업지원 등이 포함된 수치"라며 "회사 측은 별도법인 씨제이엠디원을 통해 마트 시식 및 판매사원 등도 모두 정규직 형태로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남양유업과 빙그레 등 우유와 유제품, 아이스크림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회사들은 식품업계 중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각각 7.43%, 12.7%로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마트 판매사원 등을 정규직이 아닌 대행사를 통한 파견직 근로형태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제품과 아이스크림 등이 성수기와 비수기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탓으로, 동종업계 대비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유난히 '여름장사'에 매출이 집중돼 있는 업종 특성을 반영해 주로 성수기 때 한시적으로 대행사를 통한 파견직 근로자를 많이 채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무학 "경력 단절 직원 90명 정규직 전환"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최대치인 곳은 주류업체인 '무학'으로 조사됐다. 무학은 '좋은데이'로 국내 소주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알짜배기 회사다.

무학은 1분기보고서 기준 전체 근로자 647명 중 372명이 기간제 근로자로 전체의 57%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동종업계인 하이트진로인 1.79%, 국순당의 4.98&와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치다.

이 기간제 근로자 중 172명은 남자 직원으로 주로 단순 노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200명은 여직원으로 대다수가 경력 단절의 주부사원이다. 이들 주부사원은 대행사를 통한 파견직이 아닌 직접 고용형태로 채용됐으며, 주 업무는 마트에서의 판촉행사나 편의점과 동네슈퍼로의 제품 입점 및 관리, 영업지원 등이다.

무학 관계자는 "경력 단절된 주부들에게 사회로 재차 진출할 수 있는 기회와 동시에 가정과 양립할 수 있는 탄력 근무제 형태의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고 이 같은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무학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드라이브에 맞춰 다음 주부터 주부사원 9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무학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에 맞춰 이번에 일부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이번 주부터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주부들만 대상으로 일정 가이드라인에 맞춰 그간의 실적 평과와 인터뷰 등을 통해 즉시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의 제빵회사인 SPC삼립은 비정규직 비율이 0으로 업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롯데제과는 기간제 근로자 8% 중 3%만이 계약직 사원, 5%가 무기 계약직 사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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