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정규직 전환에 '기대반 우려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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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설립 실행을 위한 방안 (자료=SK브로드밴드)

환영 입장의 노조…법적 대응 밝힌 협력업체 대표
업계, SKB 향후 행보 관심…관련 문제점 제기도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 전문 자회사를 만들어 협력업체 직원 5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한 가운데, 노조 측은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대리점주들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21일 SK브로드밴드가 내놓은 정규직 전환 방법은 자회사를 설립 후 이를 통해 협력업체 직원들을 흡수하는 형태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헙력업체를 통해 인터넷과 TV 설치·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은 협력업체인 대리점 소속 정규직이다.

그간 노조의 경우 원하청 구조에서는 정규직이라도 고용 불안이 여전하다며 본사 직접 고용을 촉구해왔다. 앞서 KT의 경우는 자회사 KTS에서 모든 설치기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한 바 있다.

이에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 설치기사들은 SK브로드밴드의 직접 고용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는 "그간 주당 60~70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았고, 실적 압박과 함께 근로기준법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에 원청으로의 직접 고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과 고용불안 해소, 고객에게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직접고용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용자(고객), 회사, 노동자 모두를 이롭게 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의 이번 결정에 모두가 환영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일로 사업장을 잃게되는 협력업체 대표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전국센터협의회 소속 홈센터 대표 70여명은 전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향후 가처분신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대응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그간 위탁 업체가 교육훈련비를 부담한 핵심 인력을 신규 채용 방식으로 빼가려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현상황에서도 고용은 안정돼 있어 고용 조건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협의회 측은 오는 24일까지 공식 설명이 없으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규직 전환의 첫 민간사례에 대해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첫 사례인 만큼 SK브로드밴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 SK브로드밴드의 정규직 전환 관련 추이를 지켜보며 점검에 들어간 상태"라며 "아직까지는 협력업체 대표들의 고용 문제, 근로조건 등 관련 이슈가 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각 업계나 회사마다 업무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또 정규직화로 인한 비용 지출을 회사가 보전하기 위해서 적은 인력을 뽑거나 복지 혜택을 줄이는 등 꼼수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이 좋은 취지임에는 공감하나 중소 협력업체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있을 수 있다"며 "이번 SK브로드밴드가 좋은 선례를 남겨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만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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