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끊을 수 없는 유혹 중 하나가 흡연이다. 비흡연자도 있지만 피우는 사람 중에 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죽했으면 '담배 끊은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이런 점을 교묘히 파고든 담배회사가 있다. 글로벌 기업인 필립모리스다. 필립모리스는 최근 기자설명회를 열고 연기가 나지 않는 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한다고 소개했다. 아이코스는 담배 연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현장에 다녀온 기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와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아이코스가 기존 담배를 대체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자신감은 아이코스가 기존 담배보다 '덜 해로운' 제품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 수도 없이 '덜 해롭다'는 것을 강조했지만 뒤집어 해석하면 어쨌든 유해물질이 있다는 얘기다. 회사가  발표한 자료를 확인해 봐도 아이코스를 피운 사람이 기존 담배를 피운 이들보다 담배로 인한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들보다 분명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도는 높았다.

설명회에서는 금연을 시도했던 흡연자들이 실패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시 흡연을 시작할 경우 '덜 유해한' 아이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는 투의 말도 나왔다고 한다. 또한 "필립모리스는 연기 없는 담배가 가져올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고, 이는 일반 궐련을 흡연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는 위험한 발언까지 했다. '덜 유해'하니 아이코스를 선택하라는 것인데, 기업 입장에서 이익을 창출해야겠지만 이윤을 위해 인간의 생명을 등한시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어차피 유해물질 양의 차이일 뿐 아이코스도 분명 유해물질을 내뿜는다.

문득 이런 염려도 생긴다. 아이코스를 피울 경우 간접흡연의 피해가 커지지 않을까. 지금은 비흡연자가 흡연자들이 담배 연기를 내뿜는 것을 보고 피해갈 수 있지만 담배연기가 없는 아이코스의 경우 비흡연자가 흡연을 인지하기 어려울 테니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간접흡연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최근 많은 이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자신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있다. 육류 섭취를 최소화하고 흡연과 음주 등 육체 및 정신건강을 해치는 활동을 자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유해물질을 최소화하는 담배를 출시했다지만 담배는 담배일 뿐이다. 여전히 오래 피우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담배 제조사들은 흡연자들의 금연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이렇게 '덜 유해'하다는 이유를 대며 유해물질이 상대적으로 조금밖에 없는 담배를 권하고 있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택하라는 악마의 유혹처럼 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