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동환 한세드림 대표, 글로벌 아동복기업을 꿈꾸다
[인터뷰] 임동환 한세드림 대표, 글로벌 아동복기업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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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동환 대표는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패션연구소를 거쳐 빈폴키즈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4년 9월 한세드림에 합류해 유아복 브랜드 '모이몰른'과 스포츠 브랜드 키즈 편집숍 '플레이키즈 프로'의 신규 론칭을 이끌었다. (사진=김현경 기자)

중국 1·2선 도시 매장 확대…"현지 생산 늘릴 것"
2020년 개별 브랜드 연 매출액 1000억원 목표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세계를 이끄는 아동복 선두 기업.'

임동환(54) 한세드림 대표가 2014년 한세드림에 새 둥지를 틀면서 꿈꾸던 모습이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 사업부를 성장시키며 자신감을 얻은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임 대표는 빈폴키즈 사업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레드오션'으로 떠오른 유아동복 시장에서 브랜드 성장을 이끈 장본인이다. 한세드림의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스포츠 브랜드 키즈 편집숍 '플레이키즈 프로'의 신규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국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시키며, 다짐했던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북유럽 승부수 通했다

임 대표는 삼성패션연구소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며 경력을 쌓은 만큼 패션 시장 흐름을 읽는 데도 능통했다. 2014년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열풍이 불어오자 이를 적용시킨 유아복·유아용품 전문 브랜드 '모이몰른'을 론칭했다. 여아복은 분홍색, 남아복은 하늘색으로 양분된 유아복 시장에서 짙은 빛깔을 사용하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는 "재단 방식과 디자인, 소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질감이 부드러운 레이온을 적용하거나, 귀여운 느낌이 나는 코쿤(누에고치) 형태의 실루엣(외형)을 내는 데 주목했다. 드롭 숄더(어깨 끝이 내려앉은 것처럼 보이는 어깨선) 디테일도 유아복으로는 처음으로 적용했다. 면 소재 위주, 순한 느낌의 색상만 사용했던 획일화된 시장에서 홀로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백화점에서 먼저 간이 매장(팝업스토어) 설치를 제안했다. "재미있는 부분은 고객들이 먼저 백화점 홈페이지에 '왜 모이몰른 매장은 없냐'며 문의를 했다는 것이다. 문의가 잦아지자 백화점 경영진들이 관심을 갖고 먼저 연락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되면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2번이나 팝업스토어를 설치했다. 2주만 시범적으로 설치했지만, 매출액이 5000만원을 넘어서자 계약 기간을 연장한 적도 있다. 한 달 동안 운영하며 억대 매출을 올렸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의 경우 팝업스토어 운영 후 정식으로 입점했다.

모이몰른 매장은 2014년 62개에서 2015년 162개, 지난해 205개로 빠르게 늘어났다. 지난해 9월 기준 한 달간 매출액 1억원을 돌파한 매장은 7개로 늘었다. 매출액은 2014년 40억원에서 지난해 660억원으로 론칭 2년만에 17배가량 증가했다.

임 대표는 모이몰른을 2020년까지 연 매출액 1000억원을 내는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그는 "가격과 기능성, 디자인 모든 면에서 젊은 엄마들에게 신선했던 것 같다"며 "폭발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리카앤은 '엄마와 아이가 늘 함께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이라는 기획 의도로 만들어졌다. 소위 '커플룩'을 연출할 수 있는 상품군으로, 아이 옷에 적용된 패턴을 엄마용 제품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사진=한세드림)

◆"아동복 1등 회사 목표"

임 대표의 올해 포부는 '그 누구에게든 아동복 1등 회사로 인식되는 것'이다. 임 대표는 "소비자와 업계, 누구에게든지 인정받는 아동복 1등 회사가 되겠다. 어려움은 항상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헤쳐나가면 기회는 언제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상품의 디자인과 품질에 더욱 매진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 대표는 '리카앤' 카테고리에 이어 올해 여름 '소프트앤'도 선보였다. 리카앤은 '엄마와 아이가 늘 함께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이라는 기획 의도로 만들어졌다. 소위 '커플룩'을 연출할 수 있는 상품군으로, 아이 옷에 적용된 패턴을 엄마용 제품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앤은 시원한 착용감의 레이온 소재를 사용한 카테고리다. 앞으로도 회사는 '앤'을 붙인 이름의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내년 론칭 5년 차에 들어가는 모이몰른은 연령 확대 작업도 진행한다. 현재 3세 의류만 제작되지만,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임 대표는 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들여 상품을 판매하는 '숍인숍'을 구상 중이며, 전체의 약 20%를 4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외의류로 채울 예정이다.

한세드림은 모이몰른 외에도 아동복 브랜드 '컬리수'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트렌드로 떠오른 스포츠를 브랜드에 접목시키며 상품군을 확장시켜나갈 예정이다. 임 대표는 "기존 애슬레져 라인은 아웃도어 분위기가 강했지만, 최근 스포츠 브랜드가 트렌드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상품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운지 웨어와 실내복 구성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까지 브랜드 별로 연간 매출액 1000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달에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자사 브랜드 3개(컬리수·모이몰른·플레이키즈 프로)를 한데 모은 통합 복합매장을 개장했다. 매장은 총 90평으로, 한세드림 매장 전체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한세드림은 이 지점의 월 매출 목표를 모이몰른·컬리수 각각 3000만원, 플레이키즈 프로 4000만원 등 총 1억원으로 잡고 있다.

회사는 첫 통합 매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플래그십 스토어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엄마와 아이들이 쉴 수 있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구성할 예정이며, 매장 콘셉트 설정 작업에 들어갔다. 임 대표는 "레고를 쌓아 올리거나 그림을 그리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며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있으며, 장소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 한세드림은 지난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자사 브랜드 3개(컬리수·모이몰른·플레이키즈 프로)를 한데 모은 통합 복합매장을 개장했다. 매장은 총 90평으로, 한세드림 매장 전체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한세드림은 이 지점의 월 매출 목표를 모이몰른·컬리수 각각 3000만원, 플레이키즈 프로 4000만원 등 총 1억원으로 잡고 있다. (사진=한세드림)

◆중국 시장 진출 '속도'

임 대표는 중국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자녀 정책 완화로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 세계가 노리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임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 안전 기준 강화 등 기본을 충실히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한 '유아 및 아동의류제품안전기술규범(GB 31701-2015)'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사 합격을 위한 샘플만 제작하기도 하며, 검사 샘플과 판매 상품의 질이 현저히 차이나기도 한다. 하지만 한세드림은 안전 기준에 맞춘 완부 자재를 사용, 검사 합격품만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에는 매장도 대거 늘릴 예정이다. 컬리수와 모이몰른 매장 목표는 각각 50개, 110개로 설정했다. 향후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직영점을 확대하고, 2·3선 도시는 대리상을 통해 확장할 계획도 잡았다. 1분기 성과도 흑자전환하며 개선된 모습이다.

임 대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젊은 엄마를 타깃으로 신선한 유아 디자인이 분명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 웨이신 운영과 다양한 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으로 컬리수 서포터즈 1기도 출범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께 1기 발대식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가 불거져 통관은 까다로워졌지만, 소비자 대부분이 아이 엄마다 보니 현지 판매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중국 판매 비중이 커지면, 중국 생산을 더 늘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패션 '한 우물 전략' 강조

임 대표가 패션 회사를 이끌어 나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 우물 전략'이다. 특히 모회사 한세실업의 꾸준한 연구·개발 재투자를 높이 평가한다.

임 대표는 "모회사 한세실업은 35년 전 창립한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과연 그 저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연구·개발(R&D) 재투자다. 한 우물만 파면서 계속 투자를 해온 것이 글로벌 패션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 최근 패션 회사들은 욕심을 내면서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패션이 의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포함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코어(핵심)' 경쟁력 없이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핵심 경쟁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하나씩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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