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신약개발 무게중심 '항암제'로 이동
제약업계, 신약개발 무게중심 '항암제'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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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양행은 120억원을 투자해 미국 항체 신약 개발 전문회사인 소렌토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상위 제약사들, 3세대 '면역항암제' 주목
지난해 식약처 임상 202건 '전체 3분의 1'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약업계 신약 개발 무게추가 항암제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1·2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화학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시대를 지나 면역항암제가 3세대 항암제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제로, 화학·표적항암제와는 달리 부작용이 적다.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며, 표적항암제는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승인된 임상시험 628건 가운데 항암제는 202건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항암제 중 표적항암제나 인체면역기전 활성화를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항암제는 154건으로 항암제 임상시험의 76%를 차지한다.

국내 상위 제약사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타 기업·대학과 공동 연구가 두드러진다. 유한양행은 120억원을 투자해 미국 항체 신약 개발 전문회사인 소렌토와 합작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제 개발 벤처다. 유한양행은 향후 개발된 면역항암제를 통해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미국 제약사 제노스코에서 기술 도입한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YH25448'의 임상 1·2상 계획도 승인 받았다. 이 물질은 해외 전문시험기관에서 전임상 독성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타그리소'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혈액·백신제제 강자 녹십자 역시 바이오벤처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공동 연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아직은 임상 단계 전이지만, 글로벌 품목 가능성이 높은 품목들은 임상 단계로 조속히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웅제약은 면역학 분야 전문가인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하상준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교수가 제안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와 후보물질을 도출하는데 60억원(1차년도 2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공동으로 투자하고, 테스크포스를 발족해 면역항암항체 후보물질을 개발한 후 해외 시장 진출까지 나설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 이중항체의 공동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면역항암 이중항체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치료와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며, 2019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은 차세대 항암제 'CKD-516' 경구제에 대한 임상 1상을 마쳤다. 지난해 하반기 대장암을 적응증으로 임상 1상·2a상을 승인받아 개발 중이다. 이밖에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은 각각 표적항암제 'CWP291',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인 'IDF-11774'와 'IDX-1197'을 개발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시장은 항생제와 위장약 위주로 성장해왔으며, 현재 고혈압치료제를 지나 앞으로는 유전자 기반 신약과 함께 항암제가 주요 흐름으로 잡을 전망"이라며 "실제 화이자와 노바티스와 같은 해외 대형 제약사의 경우 항암제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헬스는 2015년 1070억달러(약 121조원)에서 오는 2020년 세계 항암제 시장이 1500억달러(약 1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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