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ICT 융합…선박 디지털화로 시장 확대 기대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사우디 현지에서 세계적 해운사인 사우디 바흐리와 스마트십 부문 협력관계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부문장)와 안광헌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알리 알하르비(Ali Alharbi) 바흐리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양사는 스마트십을 공동 개발하는 한편 바흐리 보유 선박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바흐리는 사우디 국영 해운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7척의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십은 ICT(정보통신)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박의 효율적인 운항을 돕는 시스템으로 연비나 배출가스 등을 고려해 최적의 운항 상태를 유지하며, 각종 기자재에 대한 이상 여부를 진단해 유지보수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300여척의 선박에 스마트십 시스템을 탑재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19년부터 선박운항 관리체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스마트십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기선 전무는 "이번 협력관계 구축은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각각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양사가 4차 산업혁명을 함께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바흐리의 선대 운영 노하우를 접목, 제조업과 ICT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흐리는 지난 2015년 현대삼호중공업에 VLCC 10척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34척의 선박을 현대중공업그룹에 발주했으며,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 조선소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는 등 현대중공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