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건설수주 특수 신기루?…"본계약은 3건뿐"
이란發 건설수주 특수 신기루?…"본계약은 3건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 전경.(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내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등과 경제사절단을 꾸려 이란을 국빈 방문한 지 1년이 됐다. 당시 건설사들은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을 통해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천연가스와 원유 매장량이 각각 세계 1·4위인 자원 부국,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이란 방문 이후 국내 기업이 52조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물꼬가 트이고 있어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1년간 이란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는 대림산업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 계약'(2조2334억원)과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규모의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3조8000억원), SK건설 '이란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권'(4조1440억원) 등 3건, 10조1774억원 규모다.

업계 일각에서는 외화결제와 자본조달 등의 문제로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결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제2의 중동 붐을 일으켜줄 '노다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대림산업은 올해 9∼10월경 20억달러(2조2800억원) 규모의 박티아리 댐·수력발전 플랜트 공사를 눈앞에 두고 있고 이란 알와즈와 이스파한을 잇는 약 49억 달러(5조6000억원) 규모의 철도 공사도 양해각서(MOU)를 맺고 수주를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도 작년말 이란 시르잔 복합화력발전소 개발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추정 사업비 5억 달러(약 6000억원) 규모다.

GS건설은 지난해 이란 순방 때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포함된 프로젝트 가운데 2건에 관련돼 있어 해당 건이 조만간 이란에서 대형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엔지닌어링의 경우 이란 전력청 산하 전력지주회사의 자회사인 TPPH와 5억 달러 규모의 잔잔(Zanjan)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 대한 기본합의서를 맺고 최종 수주를 논의 중이다. 이들 회사 외에도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업체들이 이란에서 병원과 도로·철도, 석유화학 플랜트와 발전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형건설사들이 프로젝트 착공에 필요한 자금까지 직접 조달하기로 하면서 착공시점이 정확히 명시되지 않은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공사' 모두 착공일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진행이 더뎠던 이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고 양호한 마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시공사가 금융조달을 책임져야 해 착공시점에 이르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