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화두로 떠오른 '오픈이노베이션'…왜?
제약업계 화두로 떠오른 '오픈이노베이션'…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약사 임상기반·자본-벤처기업 기술 더해져 시너지 효과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약업계에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열풍이 거세다. 개방형 혁신이란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타 기업·연구소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전략이다. 국내에서는 R&D 투자 부담을 낮추려는 제약사와 직접 개발한 기술의 판로를 찾으려는 벤처 기업의 수요가 잘 맞아 떨어지면서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유한양행이 지난해 초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투자해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제 개발 벤처로, 유한양행은 이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사진=유한양행)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미국의 항체 신약 개발 전문 회사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손잡고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초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투자해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 유한회사'도 설립했다.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제 개발 벤처로, 유한양행은 이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면역체크포인트 항체의 임상시험 진입이 예상되며, 개발에 성공할 경우 미국·유럽·일본을 제외한 지역의 독점권을 이뮨온시아가 갖게 된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R&D 투자 규모가 부족한 국내 현실을 감안해 해외 바이오 벤처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중국 내 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중국 심양약과대학과 연구 협력 분야를 확정한 데 이어 최근 요녕성 본계시(번시) 정부와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심양약대 교수들과 알츠하이머·류마티스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함께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며, 심양약대 내에 대웅연구실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중국 정부 역시 대웅제약이 요청한 중국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 기간 단축에 적극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과 동시에 요녕대웅제약의 허가 지원 전담 인력을 배정했다. 대웅제약은 중국 현지법인 설립 이후 중국 진출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심양에 위치한 요녕대웅제약에서는 올해부터 내용액제 완제품 등을 직접 생산, 판매할 예정이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중국에서 지사, 공장 및 자체연구소 운영뿐만 아니라 제제 및 신약 개발 분야에서 심양약과대학과 공동연구를 추진해 오픈컬래버레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활성화하고 중국시장을 목표하는 의약품 개발은 물론 현지 기반을 바탕으로 역수출하는 리버스 이노베이션(역혁신)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아주대학교와 손잡고 줄기세포를 활용한 혁신 항암 신약 개발에 나섰다. 올해 신약 후보물질은 교모세포종(뇌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하는 가장 흔하고 심한 형태의 종양)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임상 1상에 들어간다. 향후 뇌종양을 비롯해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아주대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기업협업센터(ICC) 내에 별도 공간을 지원한다.

JW중외제약 역시 한·일 합작 바이오 벤처 'C&C 신약연구소'를 통한 혁신 신약 개발이 한창이다. C&C 신약연구소는 1992년 JW중외제약과 로슈그룹 산하 쥬가이제약이 50대 50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합작 바이오 벤처 법인이다. 지난해까지 기초 연구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1200억원이다. 항암제와 면역질환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총 8종의 새로운 약물 작용기전을 가진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표적항암제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아직 해결되지 못한 영역인 삼중음성 유방암에 강력한 동물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회사 측은 6년 만에 결과물을 내놓은 것에 대해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탐색 연구부터 동물실험을 거쳐 임상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R단계 연구에 평균 8~10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의 협업과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개방형 혁신은 대학교에서 산학연(산업계·학계 연구 분야) 융·복합의 연장선"이라며 "2000년대 중·후반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할 때, 기술을 갖고 연구만하는 연구소들이 기술 유통 판로를 찾는 과정에서 이 개념이 시작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14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공동 주최로 개최한 KPAC(한국 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 Korea Pharma Associations Conference) 행사를 시발점으로 볼 수도 있다"며 "2015년 이후 제약업계가 R&D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면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도 올해 열린 'KPAC 2017'에서 "연구개발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우리에게 오픈이노베이션은 제약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개방형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