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 이베스트 인수도전…대주주 적격 심사 최후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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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철수 '배수진'… 일본계 대부업체 '꼬리표' 관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아프로그룹은 대부업 기반 금융회사 최초로 증권업 진출의 9부능선에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 승인 여부가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있어, '종합금융서비스그룹' 안착을 쉽게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이전 저축은행 인수 시 관련 조건 위반 논란과 '일본계 대부업체' 꼬리표 등도 넘어야 할 큰 산이라는 지적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회사 최대주주인 G&A 사모투자전문회사(PEF) 보유 지분 매각 추진과 관련,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지난 14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LS네트웍스가 출자한 G&A가 보유한 이베스트증권 지분 84.58%(3423만9190주)다.

지난 10일 본입찰에서 웨일인베스트먼트와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 등과 출사표를 내밀며 이베스트증권 인수 3파전을 펼쳤던 아프로그룹은 3500억원대 안팎의 가격을 써내면서 증권업 진출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다른 인수 의향자인 웨일인베스트와 케이프증권이 제시한 가격은 3000억원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가격을 받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원매자에게 우선협상권을 부여하는 경매호가식입찰(프로그레시브딜)을 진행했다. 이에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아프로그룹이 이베스트증권을 품에 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프로는 매각 측과 세부 거래 조건을 협의한 뒤, 내달 중으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인수에 성공한 최윤 아프로그룹 회장은 '대부업체'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고 증권업 진출을 이뤄, 국내 첫 '종합금융서비스' 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이베스트증권을 품에 안을 주인공으로 가장 유력해졌지만, 남아 있는 변수에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 여부가 가장 높은 관문이다. 아프로그룹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2019년까지 대부업 대출 자산을 40% 가량 줄일 것을 약속,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대부업체가 자산 감축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최 회장은 동생 회사 자산까지 모두 자산 감축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천명했고,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배수진을 치며 증권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거듭 역설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아프로그룹의 대부업 사업 철수 약속 이행 여부를 지켜보는 한편, 추가 제제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 조건을 어긴 것은 대주주 적격 승인 여부에 고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부업체'라는 주홍글씨는 헤쳐야 할 난관이라는 지적이다. 재일교포 3세인 최윤 회장은 지난 2002년 대부업체 '원캐싱'을 출범시킨 후, 2004년 일본계 대부업체인 A&O 그룹의 계열사 7개를 인수했다. 이때 만들어진 것이 대부업체로 널리 알려진 '러시앤캐시'다. 이후 대부업을 뿌리로 몸집을 불려가며 현재의 아프로서비스그룹에 이르게 된다.

아프로그룹은 그간 험난한 인수·합병(M&A) 과정을 겪으며 금융권 진출에 애를 먹었다. 지난 2008년부터 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이후 2014년 2월, 무려 9전10기 만에 예주·예나래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 OK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이는 대부업체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계'라는 점도 증권업 진출의 큰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일본계 계열사인 J&K캐피탈이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영향으로 일본계 이미지가 각인돼 있는 상태다. 최 회장은 아프로의 지배구조 중심을 국내로 옮기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계라는 부정적 인식은 좀처럼 걷히기 요원하다는 시각이다.

아프로그룹은 앞서 리딩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칸서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간 바 있다. 일본계 사모투자회사인 오릭스PE도 지난 2015년 1월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9개월 만에 자진해서 의지를 꺾었다.

파킹딜(경영권을 처분하는 것처럼 위장한 후 일정 기간 뒤 지분 다시 사는 계약) 논란과 함께 일본계 대부업체, 야쿠자 관련설 등 의혹으로 금융위 승인이 3차례 미뤄진 탓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로그룹이 여러 방면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 종합금융서비스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하지만, 아직은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부정적 시각이 잔존하고 있다"며 "이베스트증권 인수를 높게 점치지만, (아프로그룹은) 향후 이미지 쇄신에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베스트증권이 일본계 대부업체에 인수된다고 해서 대부업 성향을 띨 거라는 등의 일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주인이 바뀔 뿐, 이베스트만의 특·장점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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