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매각 3修' 이베스트투자證, 새주인 찾을까
[초점] '매각 3修' 이베스트투자證, 새주인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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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그룹·웨일인베스트·케이프證 '3파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그간 인수 희망자들과의 가격 이견으로 난항을 겪던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본입찰에 3곳의 후보가 출사표를 내밀면서 하이투자증권, SK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 가운데 가장 먼저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베스트증권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본입찰을 한 결과,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웨일인베스트먼트,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 등 3곳 이상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달 예비입찰에 등장했던 대만 푸본그룹과 중국 중신증권은 본입찰에선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은 높은 가격을 제시한 두 곳을 이번 주 내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으로, 향후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LS네트웍스가 인수한 이베스트증권은 개인투자자를 주 타깃으로 하는 국내 최초 온라인 전문 중소 증권사다. 자기자본(3724억원)은 업계 20위권이고, 지난해 2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G&A사모투자전문회사로 지분율은 84.6%이고, G&A의 최대주주는 LS네트웍스(98.8%)다.

대주주인 LS네트웍스는 올해 초,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이베스트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 등 패션프랜드의 부진으로 2015년과 지난해 각각 684억원과 58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지난 2012년, 2015년에 이베스트증권을 매물로 내놨지만 매각에 실패했다. 세 번째 도전에 들어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 성사 여부는 인수 희망자와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증권에 투입한 금액은 약 4727억원이다. 이에 LS네트웍스 측은 최소 4000억원 중반 선에서 매각가를 염두에 뒀지만, 시장에서는 자기자본 3724억원에 불과한 이베스트증권이 매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0.7배임을 감안할 때, 4000억원도 무리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입찰에서 3곳 이상이 참여하며 LS네트웍스는 반색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웨일인베스트먼트, 케이프투자증권이 3파전을 형성, 이베스트증권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은 이전보다 현저히 높아졌다.

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 의향자로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거론된다.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 대부업체로 잘 알려진 아프로그룹은 인수 후보자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스트증권을 품에 안고 저축은행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에 아프로그룹은 오는 2024년까지 대부사업을 접겠다고 천명, 기존의 대부업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고자 한다. 아프로그룹은 이미 'OK투자증권' 상호를 특허청에 출원하며 증권사 인수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인수 조건 위반 논란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부담이다. 아프로그룹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2019년까지 대부업 자산을 40% 가량 줄이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어긴 바 있다.

또 다른 원매자인 사모펀드 운용사(PEF) 웨일인베스트먼트도 이베스트증권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수합병 기록을 늘리기 위해 인수전에 적극적인 웨일인베스트먼트는 IBK 투자증권 IB부문 대표를 역임한 설종만 대표 등 증권인들이 대거 자리해 있다. 다만 신생 PEF인 점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재무적투자자 특성상 아프로그룹보다 낮은 금액을 적어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케이프증권의 경우도 온라인에 특화된 이베스트증권를 품으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적정가치'에 대한 저울질이 이뤄지며 LS네트웍스 측과 가격을 두고 이견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PE 출신의 M&A(인수·합병) 전문가인 임태순 케이프증권 대표는 지난해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매각 측의 희망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가 불발됐다.

임 대표는 "금융기관을 인수한 뒤 운영을 잘해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애초에 합리적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효율 면에서 앞선다"고 역설하며 '적정가격론'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S네트웍스가 재무구조를 완화하고자 하는 만큼 매각 의지가 워낙 강하고, 인수 희망자들 역시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조만간 어느 정도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LS네트웍스가 현금을 가능한 많이 쥐고자 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가격을 원하고 있을 것 같다"면서 "어느 정도 선에서 거래가 이뤄질지는 관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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