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R&D④] '8兆 신화' 한미약품, 글로벌신약 개발 다시 뛴다
[신약 R&D④] '8兆 신화' 한미약품, 글로벌신약 개발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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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신뢰경영의 핵심은 결국 신약 개발입니다. 국민과 주주들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신약 개발이라는 점을 모두 명심해야 합니다."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임원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올해 경영방침으로 '신뢰경영'을 내세웠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글로벌 제약사와 8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제약산업의 역사를 새로 썼지만, 지난해 늑장공시와 라이선스 계약 해지 등으로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신뢰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신뢰경영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안과 더불어 혁신 신약으로 글로벌 무대로 다시 나가기 위해 공격적인 연구·개발(R&D)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한미약품이 '신뢰경영'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세우는 한편 혁신 신약으로 글로벌 무대로 다시 나가기 위해 공격적인 연구개발(R&D)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 '신뢰 회복'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 도전 지속한다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 중인 23개의 신약 개발현황(파이프라인)을 10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국내 제약사가 파이프라인을 공개한 것은 한미약품이 처음으로, 이는 신뢰경영을 실천하고 건전한 투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23개 파이프라인은 바이오신약 14개와 합성신약 9개다. 신규 후보물질에는 바이오신약의 약효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희귀질환 치료제와 북경한미약품이 개발한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가 적용된 면역표적항암 이중항체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아주대학교 연구진과 공동개발 중인 줄기세포를 활용한 항암신약 파이프라인도 신규로 등재했다.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에 기술 수출한 면역질환치료제(HM71224)의 경우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이 개발 중인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플라페그라스팀은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바이오 분야 우수기업 장관상을 수상한 유망 신약 중 하나다. 스펙트럼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임상도 진행 중이다. 포지오티닙은 보건복지부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 개발 중인 다중표적 항암 신약으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시작했다.

한미약품의 신뢰 회복과 글로벌 신약 개발 의지는 조직 개편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회사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7년 동안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관순 사장을 상근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대신 우종수 부사장과 권세창 부사장을 신임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늑장공시 및 미공개정보 관리 미흡, 일부 라이선싱 계약 반환 등 총체적 경영관리 부실을 혁신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약개발 역량과 전문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인 김선진 박사도 R&D 본부장 및 최고의학책임자(CMO)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1626억원을 투자했다. (사진=한미약품)

◆ R&D 투자액 1626억원…국내 제약사 1위

한미약품이 지난해 R&D에 투자한 금액은 1626억원으로,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8827억원)의 18.4%에 이른다. 이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별도 기준 R&D 비용은 1383억원으로, 매출의 20.1%에 해당한다. 회사는 2015년에도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은 187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으로는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는 제네릭에서 개량신약, 혁신 신약으로 이어지는 현실성 있는 '한국형 R&D 전략' 구축하는 한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해 전 세계 유망 제약기업 및 바이오 벤처와 활발한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유망한 바이오 벤처들과의 협력을 통해 R&D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매진하고 있다. 2015년 1월에는 미국 안과 전문 벤처기업 알레그로와 2000만달러(약 228억원)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알레그로가 개발 중인 망막질환 치료 신약 '루미네이트'의 한국·중국 시장 개발·판매권을 확보했다. 당뇨와 암 분야에 집중된 한미약품의 미래가치를 안과 영역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벤처 기업 레퓨젠과도 바이오신약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인 '리피바디'를 개발에 나섰다. 이를 활용해 안과 및 전신질환(항암, 자가면역)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한미약품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7월 초기 단계의 유망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신생 제약·바이오 벤처 등 투자를 맡을 '한미벤쳐스'도 설립했다. 한미벤쳐스는 초기 단계의 유망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신생 제약·바이오 벤쳐 등의 전략적 투자 등 다양한 투자 활동을 펼친다. 이와 함께 상용화 단계에 이른 후보물질 또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이 담당함으로써, 한미약품그룹과 한미벤쳐스가 협력해 그룹사의 성장동력 확보와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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