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미국으로'…현대오일뱅크, 첫 미국산 원유 수입
'중동에서 미국으로'…현대오일뱅크, 첫 미국산 원유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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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GS칼텍스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산 원유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동의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원유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다국적 석유 기업 셸(Shell)로부터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생산된 원유 200만 배럴을 들여오기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금액은 1억 달러(1138억원)로, 내달 초 100만 배럴을 우선 도입하고, 나머지 100만 배럴은 6월에 들여오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인상으로 미국산 원유의 값은 하락하면서 운임 등을 고려해도 중동산 원유보다 미국산 원유 수입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가 미국산 원유를 수입하기로 한 것은 GS칼텍스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미국산 셰일오일 200만 배럴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결정한 것이 경제성이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은 미국의 원유가 중동보다 거리가 멀어 운임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수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동 원유 가격이 인상된 상황에 자국의 원유·가스를 적극적으로 개발·생산·수출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자 자연스럽게 미국산 원유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51.7달러로,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52.6달러보다 약 1달러가량 저렴하다. 게다가 향후 중동 정세 등의 불안으로 원유 가격이 불안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산 원유 수입을 결정한 정유사는 비중 확대를, 도입하지 않은 정유사는 수입 가능성에 대한 내부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정유 가격이 낮아진 만큼 정유사들도 비중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미국산 원유 역시 가격 변동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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