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터넷銀 '흥행몰이'에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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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혜택·상품차별화·비대면채널 강화…"집토끼 지키자"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제1금융권 영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은행권의 대응도 분주해졌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출범한 케이뱅크(K뱅크)가 영업 초반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보이자 시중은행들도 금리 혜택과 상품 차별화에 주력하면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막강한 '카카오톡' 인프라를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도 상반기 출범을 예고하고 있어 근본적 생존 전략 고민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뱅크는 지난 6일 8시 기준 가입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분당 21명이 신규 계좌를 개설한 셈이다. 3일간의 총 수신금액은 730억원, 대출액은 410억원에 달했다.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출시 이틀 만에 200억원 한도가 완판됐다.

규제 허용 직후부터 앞다퉈 모바일뱅크 출시에 분주했던 은행권도 초반 기세에 놀란 눈치다. 16개 시중은행들이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월평균 기록한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는 1만2000건에 그친다. 이 실적은 K뱅크 오픈 첫날부터 깨졌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 리브(Liiv), 신한은행 써니뱅크, 우리은행 위비뱅크, KEB하나은행 원큐(1Q)뱅크, NH농협은행 올원(All-One)뱅크 등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일찌감치 선보인 데 이어, 비대면 채널 강화와 온라인용 상품 출시를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외부 전문가 영입과 함께 모바일 전용 상품 다양화에 주력하는 등 초반부터 대응 강도를 높였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3일 인터넷전문은행 초기 사업모델을 고안했던 조용서 베인앤컴퍼티 금융부문 대표를 디지털전략 본부장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외부 영입 인사를 단행했다.

조 본부장은 신한은행 모바일전문은행인 써니뱅크 구상 당시에도 외부 컨설팅을 맡은 바 있다. 그의 인사와 동시에 기존 부장급이었던 디지털전략팀의 수장이 본부장급으로 격상되면서 은행과 카드 등 계열사를 어우르는 그룹의 디지털 전략의 큰 그림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일에는 신한은행이 모바일 전용 전월세 자금 대출 서비스도 내놨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아직 확대하지 못한 주택 관련 대출을 선점하고 나선 것이다. 아파트 임대차계약 후 보증금 5% 이상을 계약금으로 납입하면 은행 방문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상담과 신청이 가능하다. 향후 부동산 관련 상품 전반을 모바일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첫 모바일전문은행을 선보인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는 K뱅크의 최대주주 답게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상당 부분 선점했다. KT그룹과 K뱅크가 표방하는 '음성 인식 카우치 뱅크'의 전신 격인 음성인식 AI뱅킹 서비스를 이미 지난달 말 내놨다. 모바일 중금리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도 선전 중이다.

K뱅크 출범 직후에는 우대 혜택을 대폭 강화한 주거래 예적금 상품도 내놨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은행 거래 실적을 반영해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상품과 연 2.2%까지 금리를 주는 주거래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예금 상품에 가입하고, 계좌 자동이체를 변경 등록하면 0.2%p의 추가 금리도 지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모바일뱅킹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위비뱅크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K뱅크의 출범을 경계하며 은행의 '디지털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겸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 경쟁자들의 전략은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고객을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며 "경쟁자보다 한발 빨리 의사결정을 하고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와 상품을 늘려가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KB 아이스타(i-STAR) 모기지론'을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확대했다. KB스타뱅킹을 통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대출 신청과 동시에 대출 가능 금액, 대출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내놓은 'KB 1코노미 스마트적금'은 스마트폰 전용상품이다.

KEB하나은행도 비대면 채널과 디지털마케팅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여신심사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에는 온라인 가상 채널인 '모바일브랜치'를 선보였다. 모바일브랜치는 은행의 모든 영업점을 온라인으로 옮기겨놓은 서비스로, 앱 설치나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영업점과 비대면거래가 가능하다. 신용대출 심사에 필요한 증빙서류 제출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사진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IBK기업은행은 기존 모바일 서비스인 '아이원뱅크', 간편송금 서비스 '휙' 등을 체계화하고, 디지털금융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적극적인 금리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IBK기업은행의 장점을 살려 기업고객에 맞는 디지털금융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달 중순에는 소상공인들이 직접 포스(P.O.S) 단말기를 통해 거래대금 송금, 거래내역 조회를 할 수 있는 'IBK POS뱅킹'을 내놓는다.

최근 모바일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한 한국씨티은행도 이미 공인인증서 없는 이체 기능을 담은 '뉴 씨티모바일 앱'을 적극 홍보 중이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뉴 씨티모바일은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 로그인 만으로 대부분의 은행 거래가 가능한 모바일은행이다. 출시 4개월 만에 가입자 40만명을 달성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한국경영인증원이 주관하는 2017 대한민국 이노스타 모바일뱅크 부문 1위에 올라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도 4일부터 주거래 고객에 대한 혜택을 더욱 강화하는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반 개인고객 중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고객에게 각종 수수료면제, 환전수수료 최대 70% 우대, 수신 평잔 10만 원 당 360리워드포인트 1포인트 적립, 신용대출 시 금리 및 한도 우대, 내집마련세트로 주택담보대출 시 연간 최대 24만원 캐시백 등의 우대 혜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예상을 웃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세에 경계태세를 취하면서도, 고객 확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최근 K뱅크가 출범과 동시에 '돌풍'이라는 평가를 얻은 것과 관련해 "겁이 덜컥 난다"는 감상을 내놓으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할 고객이 몇 명이 될까. 4~5등급 미들클래스에 있는 고객 수는 정해져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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