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 "자산규모 연내 5000억원 목표"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 "자산규모 연내 5000억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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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후 손익분기…10년뒤 20조원 예상"

▲ 사진=금융위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기자]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올 상반기 출범하는 카카오뱅크와 관련해 "출범 이후 자산규모가 연내 5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손익분기점 목표는 3년 후 정도"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5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카카오뱅크 본인가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뱅크의 은행업 본인가를 내렸다.

◇해외송금 수수료 '10분의 1' 수준…중금리대출 금리 '한자릿수'

카카오뱅크는 '일상에서 더 쉽게, 더 자주 이용하는 나만의 은행'이라는 목표로 올 6월 말 출범을 준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카카오뱅크는 4월 통합테스트, 5월 서비스 최종 자체 점검, 6월 실거래 최종점검을 거쳐 정식 영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공식 출범하면 최근 은행권에 진출한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 2호 인터넷은행이 된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약 10년 후면 자산을 20% 정도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신 성장을 감안했을 때 내년 말까지 약 4000억원 정도의 증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 측은 올해 말 카카오뱅크의 BIS자기자본비율이 20%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여수신 규모가 점차 늘어나면 내년 말께는 1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증자가 필요하다는 게 경영진의 설명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를 비대면 실명인증으로 7분 내외로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완결된 모바일 은행'으로 소개했다. 아직 대출상품의 구체적인 금리나 영업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합리적인 금리와 혁신적인 신용평가, 폭넓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목표다. 윤 대표는 "서비스가 2개월 이후에나 나올 예정이라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1~2년 플랜을 갖고 혁신적인 상품과 방법을 도입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영진이 꼽은 카카오뱅크의 눈에 띄는 차별점은 해외송금 서비스다. 해외 결제망 구간을 간소화하고, 이를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해 저렴한 수수료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직 가격을 명확히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40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물론 카카오톡의 편리함이 묻어나겠지만, 그 안에 은행앱이 들어가는 게 사용성을 높이는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앱끼리 네트워크 하는 식으로 시너지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출시하는 여신상품의 경우 영업 초기에는 SGI서울보증과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대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안정성을 위해 SGI서울보증과 같이 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비롯해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증을 길게 가져갈수록 은행의 부담과 고객 코스트가 커진다"며 "점차 보증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금리대출의 금리는 한자릿수로 선보인다. 이 대표는 "케이뱅크에서 나온 중금리대출 상품을 보니 단일 금리가 좀 있더라"며 "우리는 좀 더 세분화된 고객신용등급에 따라 더 차별적으로 금리를 제공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출범 이후 소상공인 신용대출의 경우, 오픈마켓 판매자 이력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대출을 실행할 예정이다. 또 스크래핑 기법을 활용해 서류 제출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준비 중이다.

▲ 사진=금융위

◇"은산분리 완화에 강한 믿음…법개정 안돼도 증자"

이날 브리핑에서는 은산분리 완화가 되지 않은 채 영업부터 시작할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미 케이뱅크는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범해 '반쪽짜리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윤 대표는 "지금 카카오뱅크에 모인 주주들은 ICT 기업과 협업을 통해 은행의 혁신이 일어나길 바라며 참여했다"며 "은행법이 바뀔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표는 향후 카카오뱅크의 혁신이 은산분리 완화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하느냐, 안하느냐보다 얼마나 속도감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은산분리 완화로) 카카오가 최대주주가 되면 다양한 협력관계,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 현재는 공정거래법 이슈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증자가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존 주주들과 함께 현행법 안에서 증자가 가능하도록 준비한 상황"이라며 "법이 바뀌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 측은 '안전한 은행'을 목표로 견고한 보안체계를 만들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존 은행들과 달리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보안 아키텍처를 감안해 전자 금융서비스를 구현하고, 개발 취약성 점검 체계를 상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물리적 망분리를 통해 해커의 공격을 원천 차단하는 식으로 보안 체계를 갖출 방침이다.

윤 대표는 "대출을 원하는 고객이 카카오뱅크 관련 주주사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을 허용해야만 정보를 가져올 수 있어, 대규모 정보가 한곳에 집중되는 문제는 없다"면서 "고객정보는 VDL 환경에서만 접근이 허용하도록 분리해, 해커가 네트워크에 들어올 수 없도록 했다.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의 보안 전문가가 모두 붙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카카오뱅크 운영과 별도로 금융당국에 겸영업무 예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이 대표는 "신용카드 시스템은 은행 시스템과 버금갈 정도로 큰 사이즈"라며 "준비, 인가과정을 고려하면 1년반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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