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뷰] 불황 속에도 웃은 매일-남양유업, 비결은?
[마켓리뷰] 불황 속에도 웃은 매일-남양유업, 비결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 3의 사업으로 눈 돌려도 본업에 충실"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우유업계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불황의 늪이 깊어지고 있음에도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내며 화두에 떠오르고 있다. 경쟁사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아동복, 커피, 외식 등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와중에도 '우유'라는 본업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매일유업 제품군 (사진 = 매일유업)

◆ 매일유업 "흰우유·치즈 등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5.9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525억원, 336억원으로 44.62%, 29% 늘었다. 특히, 매일유업은 창립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업계 1위 서울우유를 제쳤다.

커피전문점(폴바셋)과 와인(레뱅드매일), 그리고 외식사업(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과 상하농어촌테마공원 등 다양하게 사업 다각화를 시킨 매일유업이지만 무엇보다 본업인 '우유'에 충실했기 때문에 이번에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매일유업이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시작했던 제로투세븐(84억 손실)과 엠즈푸드(1억원 손실), 상하농원(3억원 손실) 등은 지난해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판관비도 지난해 5188억원으로 전년(4751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출산율 감소로 주소비층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가 감소함에 따라 1인당 우유 소비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급 우유제품은 오히려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국내 커피시장의 호황으로 '라떼'의 주원료인 우유의 사용량도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매일유업은 저출산으로 소비가 줄고 있는 '흰우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저지방, 프리미엄(저온살균, 유기농) 제품들을 속속히 선보이며 브랜드 육성에 힘써왔다. 이 중 우유속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우유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현재 시장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연산 치즈인 '상하치즈'를 출시해 국내 치즈 시장의 식문화 트렌드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자연치즈시장은 2014년 기준으로 수입치즈가 전체시장의 6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상하치즈는 자연 모짜렐라 치즈시장에서 37%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편의점 중심으로 컵커피 시장이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매일유업의 대표적인 컵커피(RTD) 브랜드 '카페라떼'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닐슨 리테일의 2016년 12월 자료에 따르면 컵커피 시장은 약 4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하는 추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카페라떼'는 '썸 없는 날' 캠페인 등의 광고 활동을 펼치는 등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지속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컵커피 대표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 중에 있다"며 "이외에도 대용량 컵커피 등 프리미엄 커피 신제품도 출시했는데,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자회사인 엠즈씨드를 통해 '폴바셋'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엠즈씨드는 매출 653억원을 올려 전년보다 34% 늘어났다. 매일유업은 '폴바셋'에 전문 바리스타들을 두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 남양유업 제품군 (사진 = 남양유업)

◆ 남양, 비용절감 등 내실에 주력…"라떼시장 진입 기대"

남양유업은 우유와 분유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판관비를 줄이는 등 비용절감을 통한 내실 경영에 주력하면서 호성적을 거뒀다. 남양유업도 기존 본업에 충실했다는 점이 매일유업과 맥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남양유업의 매출은 1조2390억원으로 전년(1조2150억원) 대비 1.9% 소폭 늘리는 것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18억원, 371억원으로 107%, 39.4% 증가했다.

특히, 남양유업은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1209억원의 현금흐름이 발생한 점이 눈에 띈다. 회계상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실제 회사에 '들어온 돈'을 말한다. 이는 지난 2015년 552억원, 2014년에는 '마이너스' 49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크게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은 2014년 커피사업으로 사업 다각화했을 뿐 우유와 분유, 가공음료에만 집중하는 '한우물 경영'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계열사로는 부동산 임대업인 금양흥업주식회사(1981년), 제조업 남양에프앤비(2011년) 등만 있다.

남양유업의 대표 우유 브랜드는 '맛있는우유GT', '아인슈타인GT'로 매출액의 48%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그 외 '몸이가벼워지는시간17차', '앳홈 주스' 등이 매출의 25~27% 정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남양유업이 야심차게 내놓은 커피믹스 '루카스나인 라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루카스나인 라떼'는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약 1000만봉이 팔리면서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사업부의 적자 축소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제품은 일반 우유커피와 비슷한 맛으로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커피믹스로 잘 알려진 동서식품에서도 뒤늦게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15~2016년에도 비용 감소 등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으나, 커피믹스 사업의 적자 때문에 과거 실적의 수준까지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