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묶인 저축銀, 예금금리 인하로 수익 보전 '눈총'
대출 묶인 저축銀, 예금금리 인하로 수익 보전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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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만에 0.03%p 하락…4월엔 업계 전체로 확산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대출창구가 막힌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2금융권 가계대출을 잡기 위한 규제를 예고하면서 저축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대비해 수신상품의 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는 것이다. 4월 들어서는 이같은 추세가 업계 전체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같은 저축은행들의 재빠른 상술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3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1년 만기)는 2.01%다. 이는 지난 15일 기준(2.04%)보다 0.03%p 낮아진 수준이다.

이 기간 예금금리 인하에 나선 저축은행은 KB·OK·고려·남양·대한·더블·웰컴 등이며, 이들은 각각 0.1~0.2%p가량 금리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2금융권 가계대출의 총량을 규제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대출이 급감할 것으로 보여 미리 예금금리를 낮춘 것"이라며 "대출이 줄어들면 이익이 줄어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고위험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하는 방식의 가계대출 규제를 예고했다. 따라서 앞으로 2금융권의 연 20%를 넘는 대출은 고위험대출로 간주하며, 저축은행은 지금보다 충당금을 50% 더 쌓아야 한다.

문제는 충당금을 더 쌓게 되면 금융사의 수익성이 낮아져 연체관리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저축은행이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수신상품의 금리를 낮춰 수익성 악화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수신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에 따른 예대마진이 높아져 수익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은 4월 중 예금상품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오는 1일부터 PLUS(플러스) 보통예금과 직장인사랑 보통예금 금리 인하에 나선다. 플러스 보통예금은 예치금 잔액 50만원 초과 시 연 1.0%의 가산금리를 0.5%로 낮추고, 50만원 이상 급여이체 실적이 있을 때 제공하던 0.5% 가산금리 혜택을 우대금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직장인사랑 보통예금도 기본금리를 연 1.0%에서 0.5%로 낮아진다. OSB저축은행도 오는 3일부터 e-보통예금의 금리를 1.7에서 1.6%로 0.1%p 낮출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예·적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 인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기준금리 역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출총량 규제로 대출이 줄어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까지 올라간다면 이전과 같은 수준의 수신상품 금리 제공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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