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신한人' 한동우의 눈물…"'따뜻한 금융' 사명 지켜주길"
'36년 신한人' 한동우의 눈물…"'따뜻한 금융' 사명 지켜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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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한금융그룹

마지막 주총서 "조용병 회장에 힘 실어달라" 당부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3일 이임식을 갖고 6년간 맡아온 신한금융지주 회장직을 마무리했다. 이날 주주총회를 직접 주재한 한 회장은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조용병 신임 회장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따뜻한 금융'의 사명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조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신한지주 본사 20층에서 이임식을 갖고 "1982년 2월 설립사무국을 시작으로 신한에 몸 담은지 정확히 35년 1개월이 지났다"며 "6년 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신한의 회장으로 첫 발을 내딛던 순간이 생생히 기억난다"고 회고했다.

한 회장은 지난 2011년 이른바 신한사태의 혼란 속에 있는 신한금융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해 지배구조 시스템을 마련했다. 임기 중에라도 만 70세가 되면 퇴임하는 규정을 도입한 그는 1년 연임이 가능한 상황에서 용퇴를 결심했다. 이날 새로 취임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후계 인선을 마지막으로 회장으로서의 소임을 마무리했다.

그는 "취임 이후 소위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를 구상했고, 옳고 그름의 차원을 넘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외이사들과의 논의를 통해 투명하고 안정된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과 '따뜻한 금융'의 사명도 한 회장 재임 중에 수립한 성과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77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역대 두번째 실적을 냈다. 한 회장 재임기간을 포함해 9년 내내 금융그룹 실적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저금리 기조에 은행업황이 악화된 이후에도 수익 다변화 성과로 실적 1위 지위를 유지했다.

한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미래 성장의 지향점을 설정하고 한발 앞선 준비를 통해 그룹을 진화시켰다"며 "따뜻한 금융을 그룹의 미션으로 정립하는 등의 과제를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 재무적 성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 브랜드 가치, 고객 만족도 등에서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직원들게는 애정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 회장은 "최근 조직이 커지면서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고 과거의 것을 답습하는 모습들이 조금씩 보인다"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라는 우리의 사명을 지켜달라"며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신한의 꿈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도 열심히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회장은 이날 이임식에 앞서 주재한 주총에서 조용병 회장을 "리더십과 통찰력을 갖춘 훌륭한 경영자"라고 치켜 세우고 "재일동포 주주들의 모국 사랑에서 시작된 신한의 성공 역사가 조 회장 중심으로 한 차원 더 높게 쓰이기 위해 신한금융과 신임 회장에게 큰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한 회장은 끝으로 "금융인으로서의 마지막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참으로 행복했다"며 "여러분과 맺은 소중한 인연을 평생 간직하며 영원한 신한인으로 살겠다"는 말을 남겼다. 주총에서 연신 눈물을 훔친 한 회장은 이임식에서는 눈물을 참으며 직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마지막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한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고문을 맡아 경영 전반에 대한 제언을 남길 예정이다. 한 회장은 앞서 "전임 회장이 고문으로 일하는 경우가 없어 첫 역할을 잘 해야 한다"며 "재일교포 주주들이나 BNP파리바와의 관계 등 현 경영진이 약한 부분에 의견을 더하는 정도만 담당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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