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상마저 빠진 면세점…'매출 절벽' 직면
보따리상마저 빠진 면세점…'매출 절벽'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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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춘절을 기준으로 최근 각각 전월 대비 면세점 매출 증감률. (자료=한국면세점협회)

그나마 늘어난 2월 매출, 춘절 '풍선효과'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지난달 면세점업계가 때아닌 실적 호조를 보였던 것은 사실상 춘절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풍선효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1억4024만달러(약 1조2765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17.7% 급증한 수치다.

실제로 면세점업계는 지난달 전반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내며 흑자 소식을 전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월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월 하루 평균 매출액은 38억원, 최고치 52억원을 돌파했다.

두타면세점 역시 지난달 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64%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매출은 10억원, 최고치는 1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도 각각 25억원, 15억원의 하루 평균 매출을 기록하며 신장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설날과도 같은 중국 춘절에는 면세점 매출이 소폭 줄었다가 춘절 다음 달 실적 호조를 보여왔다"면서 "2월 실적 호조는 춘절 다음 달의 효과"라고 말했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춘절이 포함됐던 지난 2015년과 2016년 2월 매출은 전월 대비 각각 –3.10%, -6.92% 역신장했지만 3월 매출은  8.83%, 17.20% 증가했다. 올해도 춘절(1월28일)이 있는 1월보다 상대적으로 2월 매출이 늘어났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보따리상(따이공)들이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도 보고 있다. 당시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한국행 관광을 금지할 것을 예고하면서 수급 곤란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면세점 전체 매출액 중 외국인 매출은 8억8253만달러로 전월보다 24.5% 늘었다. 특히 지난해 2월(4억9026만달러)과 비교해서는 80%가량 치솟았다. 지난해의 경우 사드 배치와 무관하기 때문에 이 같은 수치 증가는 이례적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들로 인한)매출 증가를 전면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드 보복으로 한국행 관광이 금지되면서 일반 중국인 관광객들조차 '마지막'이라는 느낌으로 대량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 중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행 관광을 전면 금지하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화장품 매장이 텅텅 빈 모습이다. (사진=김태희 기자)

반면 호황을 누렸던 지난달과 달리 이달 매출 하락이 절벽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세관이 한국에서 들여오는 대량 물품의 통관을 전면 금지하면서 그나마 믿었던 보따리상들의 매출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한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약 30% 감소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전년과 비교해 20% 이상, 신세계면세점은 하루 평균 매출이 전월보다 35% 줄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과 두타면세점 역시 같은 상황이다.

면세 업계는 현재 매출 하락이 30% 수준이지만 향후 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화장품 판매원은 "재개장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당시 몰렸던 손님들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오늘(지난 21일) 하루 종일 12명의 손님이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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