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숨은 권력 '서미경'…경영비리의혹 재판 출석
롯데家, 숨은 권력 '서미경'…경영비리의혹 재판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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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의혹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일본에 거주하며 검찰 수사에 불응해왔던 서미경 씨가 롯데그룹 경영비리의혹 첫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사실상 '세 번째 부인'이다.

서씨는 20일 오후 1시34분경 서울중앙지법에 나타났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서씨는 "그동안 왜 검찰 조사에 불응했느냐"는 등의 취재진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법정에 들어갔다.

서씨는 1977년 제1회 미스롯데 선발대회 출신으로 1970년대 영화배우로 활동했다. 당시 '청춘 불시착', '혼혈아 쥬리', '김두한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연예계에서 주목받았었다.

1980년대 초 돌연 종적을 감춘 서씨는 1983년 신 총괄회장과 사이에 딸 신유미 씨를 낳았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일본의 시게미쓰 하츠코씨와 재혼한 상태여서 서씨와의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종적을 감췄던 서씨가 4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롯데그룹 경영 비리 의혹 재판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는 탈세, 일감몰아주기, 부당급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서씨와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넘겼다. 서씨와 신씨는 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서씨와 신씨의 탈세 규모는 각각 약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씨와 신씨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6.8%로 총수일가 중 가장 많다. 각각 개인이 3.6%, 모녀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든 회사 경유물산이 3.2%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데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13.3%를 갖고 있다. 즉, 서씨와 신씨는 신 총괄회장(0.4%), 장남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1.6%),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4%), 맏딸 신 이사장(3.0%)보다도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씨가 보유한 롯데계열사의 지분은 롯데홀딩스 3.1%, 롯데쇼핑 0.1% 등이다. 딸 신씨는 롯데쇼핑 0.09%, 롯데푸드 0.33%, 코리아세븐 1.4%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서씨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서씨는 유니플렉스, 유기개발, 유원실업, 유기인터내셔널 등 4개사의 1대 주주로 있고 신 호텔롯데고 고문은 2대 주주로 있다. 유기인터내셔널을 제외한 3개사는 기업 재무정보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유원실업은 2002년 설립돼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독점해왔다. 이로 인해 롯데 계열사에 끼친 피해 금액은 780여억원으로 신 총괄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유기개발은 1981년에 세워져 롯데백화점 내 식당 등에서 유정원(냉면), 유정(비빔밥) 등을 운영하며 수입을 내고 있다. 유기인터내셔널의 경우 2008년 설립돼 해외 식품류 수입 등 가공식품 도·소매업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서씨가 신 총괄회장과 정식 혼인 사이가 아니라는 점을 바탕으로 사실상 법적으로 가족관계가 아닌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법적 책임을 질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딸 신 롯데호텔 고문은 친족 관계이기 때문에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또 신씨는 일본인과 결혼해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상태로 신원파악이 안되고 있다. 롯데호텔 고문으로 있으면서 출근도 하지 않은 채 부당 급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서씨가 본인 명의로 보유한 부동산은 5건으로 지난해 구토교통부 공시가격 기준으로 총 1177억원 정도다. 그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지난 2007년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감리 소재의 토지다.

이외에도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빌딩(758㎡) 104억원 △서울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 빌라(659㎡) 86억원 △서울 강남구 신사동 주택(606㎡) 83억원 △경기 오산시 부산동 5필지(4만7421㎡) 82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유원실업 등 법인소유의 부동산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빌딩(760㎡) 371억원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딩(552㎡) 202억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빌딩(657㎡) 114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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