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더블스타 SPA…박삼구, 우선매수권 향방은?
금호타이어 채권단-더블스타 SPA…박삼구, 우선매수권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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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 컨소시엄 구성 '불허'…금호 측, 30일 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밝혀야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 회장 측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도록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요구했으나 '불허'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이날 SPA를 체결했다. 지난 1월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최종 매각가격은 더블스타가 제시한 9550억원이며 지분 비율은 42.01%다. 지난 10일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안건을 두고 8개 채권단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100% 동의를 얻었다.

더블스타 측은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금호타이어는 여전히 독립적인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며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는 전략적 측면에서 서로 협력해 브랜드 판매와 구매 등 분야에서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체결로 양쪽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주와 글로벌 고객, 더 나아가 글로벌 타이어 업계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SPA와 동일한 조건을 이달 16일까지 우선매수권자인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사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박 회장 측은 30일 이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혀야 한다. 이들은 더블스타가 제시한 9549억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 측은 자금 마련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나섰으나 채권단이 이를 강력 반대하면서 결국 '우선매수권 포기'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금호타이어를 최종 인수해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으나 그룹과 회장 개인이 지게 될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담당 상무는 "재무적투자자(FI)로만 100% 인수하기에는 부담"이라며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다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초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는 공문을 산업은행 측에 연달아 보냈으나 공식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에게는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매수권 약정 내용을 근거로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적시한다.

때문에 이를 산업은행이 허용하면 우선매수권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그러나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의 컨소시엄 구성 요구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매수자에게는 제3자와의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약정을 체결한 상황에서 갑자기 허용해달라고 하는 것은 들어주기 힘들다"며 "매각건에 따라 컨소시엄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약정을 맺기 전 협의가 이뤄지는 부분이라 (박 회장 측의 요구와는) 상황이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나 우선매수권을 가진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갑작스레 약정을 변경할 경우 피소 가능성까지 감안해야 하는 탓에 채권단 입장에서는 이를 허용할 이유가 없다. 중국과의 통상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매각 원칙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게 채권단 측 입장이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컨소시엄 구성만 허용되면 현재 협상 진행 중인 다수의 SI와 함께 무리 없이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면서 "국내 정서, 노조와의 관계,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등에 관한 노하우를 지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회사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측은 매각 약정과 관련한 법적 소송도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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