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영포티' 바람…불황 타개 돌파구
패션업계 '영포티' 바람…불황 타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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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패션부문 수트서플라이와 패션기업 세정 화보. (사진=수트서플라이 페이스북 캡처, 세정)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패션업계에 '영포티(젊은 40대) 맞춤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영포티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자 패션가는 이들을 겨냥한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불황 타개를 위한 돌파구로 삼고 있다.

3일 금강제화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제품 구매 고객은 40대가 35%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지난 2015년 31%를 차지하던 40대 고객 비율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두 번째로 구매력이 컸던 집단은 30대로 전체의 28%를 차지했으며, 20대(22%)와 50대(16%)가 뒤를 이었다.

금강제화는 이런 흐름에 맞춰 '2017 봄·여름 신상품'으로 영포티를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랜드로바 고어텍스 모노' 제품의 기능성과 디자인을 두루 갖춘 남성 슈즈로, 중후한 스타일 대신 젊고 세련된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출시됐다. 제품은 슬립온과 유(U)팁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돼 비즈니스 캐주얼은 물론 세미 캐주얼까지 연출할 수 있다.

40대 여성을 대상으로한 '랜드로바 아티잔' 또한 클래식한 디자인에 수공예적를 가미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 여성 캐주얼 슈즈로, 스포츠·캐주얼 트렌드 강세 속에 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을 두루 어우르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신형익 금강제화 강남점 과장은 "과거에는 구매 고객이 45~55세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 35~45세 고객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40대의 증가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며 "그들은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동시에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영포티가 '큰손'으로 등장하자 의류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업계는 신규 라인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이들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도 지난 1월 네덜란드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서플라이'를 정식 론칭하고 청담동에 매장을 열었다. 회사는 과거 20대를 겨냥했던 남성 정장 브랜드 '엠비오' 사업을 철수했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새 브랜드로 구매력이 큰 3040세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실적 향상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패션기업 세정이 운영하는 이탈리아 감성의 남성복 브랜드 '브루노바피' 역시 영포티 세대를 위해 젊은 감성을 수혈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격식은 차리되 편안하고 자유로운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이태리 감성의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을 확대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브루노바피는 기존 라인 외에도 젊은 감성이 돋보이는 '캐주얼 라인'과 트렌디한 감성의 30대 남성을 위한 컨템포러리 캐주얼 라인인 '비 브루노' 라인을 통해 영포티를 포함한 3545세대를 선도하는 남성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지난해 9월 자체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을 론칭했다. 이 회사가 자체 남성복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신세계톰보이의 '코모도'와 더불어 남성 고객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다. LF(옛 엘지패션) 역시 지난해 젊은 감각의 비즈니스 캐주얼 '미스터 헤지스 라인'을 출시한 바 있다. 미스터 헤지스는 단정하고 격식을 갖춘 클래식부터 캐주얼 아이템까지 어울릴 수 있는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포티 맞춤 마케팅 전략과 관련해 "이 세대는 아버지로서 가족 부양에 대한 의무감이 컸던 기성 중년 세대와 달리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 봤기 때문에 스스로를 가꾸는데 적극적"이라며 "경제력을 바탕으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영포티는 패션과 문화의 주요 소비계층으로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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