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340조원 돌파…'풍선효과'에 2금융권 대출 폭주
가계빚 1340조원 돌파…'풍선효과'에 2금융권 대출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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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41조원·4분기만 50조 폭증…당국 대책 효과 '미미'
2금융 60% 늘어 풍선효과…금리 상승 앞둔 '당겨받기' 현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가계빚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300조원선을 돌파했다. 연중 증가분만 140조원에 달한다. 상반기부터 정부의 각종 가계부채 대책이 시행됐지만,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만 자극하면서 증가세는 걷히지 않았다. 여기에 향후 금리 상승을 우려한 당겨받기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4분기 증가폭만 50조원에 달해 분기 최대 증가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웠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분기말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말 가계신용은 전년대비 141조2000억원 급증한 13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잔액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자, 편제(2002년 4분기)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의 판매 신용을 포함한 가계의 빚을 포괄한다. 지난 2014년 하반기 정부의 LTV·DTI 규제 완화와 사상 최저치의 기준금리 운용의 여파로 2012년 964조원 수준에서 2014년 1085조원, 2015년 1203조원 등으로 급증 추세를 거듭했다.

▲ 자료=한국은행

지난해 2월부터는 은행의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각종 가계부채 대책이 시행됐으나,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전이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가계빚 급증세가 지속됨은 물론 부채의 질까지 고금리 대출로 악화됐다.

연간 증가액중 2금융권에 해당하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의 대출 합이 80조원에 달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133조6000억원)의 60%에 달하는 수치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53조7000억원으로 연중 30%나 급증했지만, 전체 가계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지난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연중 42조6000억원 증가한 29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과 잔액 모두 사상 최대치다. 기타금융기관에서도 37조3000억원 불어나면서 36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들어 비은행예금기관 증가폭이 13조5000억원, 기타금융기관 증가폭이 15조9000억원으로 최대폭을 기록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연중 53조7000억원 증가해 전년동기대비 20% 늘었지만, 4분기 들어서는 13조5000억원에 그쳐 전년동기(22조2000억원)대비 크게 둔화됐다.

특히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중에서도 상호금융(19조3000억원)과 새마을 금고(12조4000억원)의 가계대출이 주로 늘었다. 기타금융기관에서도 보험사(9조8000억원), 주택금융공사 등의 기타금융중개회사(19조2000억원)에서 급증했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규제의 손이 닿지 않는 곳 기관에서 가계부채가 크게 늘었다"며 "향후 주택대출 요건 강화와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른 선수요가 반영된 점이 4분기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자료=한국은행

지난해에는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의 증가세도 두드러였다. 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연중 60조원 급증했고,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도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 전체의 기타대출도 26조3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의 경우 지난해중 7조6000억원, 지난해 4분기에는 4조8000억원 급증한 7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이기도 하다. 신용카드사에서 연중 5조2000억원 급증하면서 전년(1조9000억원)대비 2배 이상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할부금융회사에서는 연중 2조4000억원 증가해 전년(3조원)대비 증가폭이 다소 줄었다.

이 팀장은 "계절적으로 연말이 되면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에 더해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의 소비촉진 행사의 여파로 소비가 몰린 점이 반영되면서 판매신용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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