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주택시장에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대세로 떠올랐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 중 절반 이상이 도시정비사업일 정도다. 이에 건설사들은 사업성과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된 정비사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소형 건설사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 역시 치열해졌다. 지난해 말 열린 서울 강동구 천호1구역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SK건설과 대우건설·현대건설 등 11개 건설사가 참여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해 조합장 등 관계자들에게 온갖 향응은 물론 금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수년간 수억원대 뇌물이 오간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정부 역시 심각성을 고려해 최근 재개발이 활발한 서울 강남구 재건축 단지 8곳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통해 총 124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해 조합장 교체 등의 조치를 진행했다. 아울러 조합운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노력에도 정비사업을 둘러싼 혼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장은 감방 갈 것을 각오하고 한몫 챙기는 자리다"라는 말이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비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조합장의 권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총회 의결 등 행정적인 절차가 있지만 조합장에게 위임되는 사항이 많아 쉽게 비리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직적인 재건축 비리는 고스란히 조합원 분담액과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애꿎은 서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전국의 조합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만큼 조합의 비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칼을 빼든 이상 잠재돼 있는 비리 씨앗을 도려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정 작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