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지난해 성적 희비…종근당 '웃고' 한미·대웅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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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유한·광동, 매출 '1조 클럽'한미약품 '탈락'

▲ 그래픽=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품목 판권을 손에 쥔 종근당은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반면 효자 제품을 잃은 대웅제약은 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한미약품의 경우 기술수출 계약에 변동이 생기면서 매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종근당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832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대웅제약으로부터 연매출 5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글리아티린(뇌기능 개선제)'과 당뇨병 치료제 판권을 가져오며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612억원을 나타내며 전년보다 43% 급증했다.

이같은 호실적에는 종근당의 기존 주력 품목인 고혈압 복합제 '텔미누보'와 회사가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보다 각각 18%, 37%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반면 대규모 판권을 타사에 넘겨준 대웅제약 외형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내실이 약화됐다. 개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 36%, 39% 하락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5% 증가한 884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0%, 33% 급감한 263억원,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또한 2015년 5.1%에서 지난해 2.9%로 반토막 가까이 줄어들었다.

회사는 판권 회수에 따른 대책안으로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 등 신규 품목을 도입했지만 초기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위궤양 치료제 '알비스'의 특허 만료로 복제약이 쏟아지면서 처방액이 13% 역신장한 것도 실적 부진에 한 몫 했다.

한미약품은 매출 1조 클럽 수성에 실패했다. 회사는 2015년 8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계약을 성공시키며 1조317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하반기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리타정' 기술계약 반환을 시작으로 사노피와의 계약 수정 등 악재에 잇따라 휘말리며 매출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7% 급감한 2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118억원) 대비 8분의 1로 토막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 또한 2015년 17%에서 지난해 3%로 14%포인트 감소했다.

한미약품의 실적 부진으로 매출 1조 클럽도 재편 될 전망이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넘긴 제약사는 녹십자와 한미약품, 유한양행이었지만 광동제약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면서 한미약품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7911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유한양행 역시 1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사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710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의 매출액(1조1979억원)은 전년보다 14% 증가했지만,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785억원)이 14% 줄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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