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빅배스'로 부실 털고 매각 작업 '속도'
대우건설, '빅배스'로 부실 털고 매각 작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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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시장이 인정하는 투명한 매물 만들것"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하면서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산은은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대우건설의 올해 사업계획 및 자금소요계획 등에 대한 재무진단을 회계법인에 의뢰했다. 대우조선해양을 반면교사 삼아 눈앞의 실적 보다는 잠재 부실을 모두 털고 시장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산은은 올 4분기 회계법인의 지적을 대거 반영해 보수적으로 미청구공사 대금을 손익이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연간 실적은 매출 10조9857억원, 영업손실 5030억원이다. 4분기에만 7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분기당 1000억원 안팍의 영업이익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부실로 털어낸 규모가 최소 8000억원 이상인 셈이다.

이와 관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건설이 작년 3분기에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던 만큼 국내외 사업장의 불확실성을 명쾌히 제거할 수 있도록 회계법인이 전 세계 사업장을 실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제2의 대우조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는데 이런 우려를 말끔히 제거해 시장이 투명하게 인정할 수 있는 건강한 매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작업은 2016회계년도 사업보고서가 나온 이후 4월께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 회계법인의 지적을 대거 반영해 잠재손실을 대규모로 털어냈기 때문에 이번 사업보고서에는 '적정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대우건설의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다. 펀드의 만기가 오는 10월 만료돼 이전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다만, 매각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주가다. 대우건설 주가는 이날 14시 현재 5840원으로 산업은행이 목표하고 있는 주가는 1만3000원대의 45%에 불과하다. 여기에 실적악화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대우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낮추고,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이 회장은 "현재 국내외 원매자들로부터 대우건설 인수 접촉이 들어오고 있다"며 "다만, 대우건설 주가 수준이 매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는 만큼 손실 보고 팔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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