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외식업계, 20년 장기불황 극복 '日서 답 찾는다'
위기의 외식업계, 20년 장기불황 극복 '日서 답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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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경제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외식업체들이 앞서 20년간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 외식산업이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본 외식업계는 불황 타개책으로 메뉴를 프리미엄화 시키거나 최근 '혼밥'을 즐기는 1인 고객들을 위한 메뉴 개발 등인데, 이러한 전략이 국내 외식업계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 바르다김선생 '크랜베리새우김밥' & 본도시락 '더덕장어 보양한정식 도시락' (사진 = 각 사)

◆ "간편한 한끼라도 고급스럽게" 메뉴 프리미엄화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1975년부터 일본 외식업 최고 성장기였던 1997년까지 22여년간 외식산업의 시장규모는 3.4배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다가 이 후 버블경제가 무너지면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장기불황에 시달려왔다.

일본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소분화한 상품 패키지, 점심한정 도시락 판매 등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는데 이 중 눈에 띄는 점이 "간편한 한끼 식사라도 고급지게 먹자'는 메뉴 프리미엄화다.

실제 일본의 유명한 규동전문점인 '스키야'는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이 극심해진 지난 2010년부터 경쟁업체들과 치열한 싸움에서 경쟁을 선두에서 이끌었는데, 이에 대한 비결이 다양하고 고급화된 메뉴개발이다. 덮밥 위에 댤걀, 치즈 등 토핑을 다양화해 '골라먹는 재미'를 주었으며 여성과 아이들을 겨냥한 메뉴 개발에도 게을리지 않은 점이 특징이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간편한 한끼의 의미가 강했던 분식, 도시락, 햄버거 메뉴의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간편하게 먹더라도 건강하고 알찬 메뉴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새로운 소비 형태가 마련된 것이다.

죠스푸드의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 '바르다김선생'은 간편한 분식 메뉴인 김밥을 고급스럽게 하는 콘셉트로 하는데, 최근에는 눈 건강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진 크랜베리가 들어간 '크랜베리새우김밥'과 비타민 등이 풍부한 채소가 들어간 '매콤장아찌김밥' 등 고객의 건강을 생각한 김밥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또 프리미엄 한식 도시락이라는 콘셉트로 하는 '본도시락'도 기존 도시락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 만큼 '더덕장어 보양한정식 도시락', '해물갈비찜 도시락'과 같은 보양 및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도시락을 출시하면서 눈낄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하고 실속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건강한 먹거리의 관심 증가로 패스트 프리미엄이 나타나게 됐다"라며 "앞으로 가격대가 조금 있더라도 알찬 구성과 건강한 음식을 찾는 외식소비 형태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외식업계의 프리미엄화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일제면소 1인 메뉴 & 한국피자헛 1인 메뉴 (사진 = 각 사)

◆ 1인가구 증가'혼밥족'을 잡아라

최근 1인가구가 늘어난 만큼 '혼밥족'을 겨냥한 1인 메뉴나, 테이블, 공간 같은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일본 역시 1인 손님들을 사로잡기 위한 점포 만들기 경쟁에 열을 올리거나 1인용 메뉴 등을 내세우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에 뛰어들면서 이는 새로운 트랜드로 정착하게 됐다. 특히 지난 2012년 만화 '고독한 미식가'가 드라마된 이후 붐이 일었으며, 이는 나홀로 식사족이 증가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일본 닭꼬치 전문점 '닭꼬치 스탠다드'는 120엔 가격의 닭꼬치와 미니라면 ​​등의 메뉴를 구성해 늘어나는 30~40대 1인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일식당 '미식미문'도 점포에 따라 샐러드나 생선회 등 1인분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본 라멘전문점인 '이찌멘'은 반 이상의 테이블에 독서실처럼 각 좌석을 구분하는 칸막이를 설치해 식사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설계했다. 또 메뉴를 주문할 때도 무인 식권발매기를 이용하도록 해 주문부터 계산까지 셀프로 해결할 수 있어 혼자 오더라도 어색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한국 외식업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CJ푸드빌의 제일제면소는 혼자서 식사를 즐기는 나홀로족을 위해 지난 2012년 8월 여의도IFC몰내 영업점에 회전식 샤브샤브 테이블을 마련했고, 예약 수가 늘어나자 CJ푸드월드점과 경기 판교점으로 확대운영하고 있다.

회전초밥 전문점 스시로한국은 영업장에 1인석을 따로 마련했으며, 특히 쇼핑몰 내에 위치한 1인 좌석의 경우, 혼자서 쇼핑을 즐기는 20-30대 여성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이날 한국 피자헛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하나로마트 내에 '혼밥'을 즐기는 1인 고객을 위해 싱글 콘셉트를 더한 카운터 서비스 매장인 'New 익스프레스 매장'과 메뉴를 개발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한끼든든 라이스 피자'를 비롯해 8인치의 싱글 피자 메뉴와 사이드 메뉴를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단품 가격은 5900원이다.

피자헛 마케팅팀의 조윤상 이사는 "피자헛 New 익스프레스 매장은 '혼밥', '가성비' 등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는 것과 동시에 쉐어의 개념이 강한 음식이었던 피자를 각자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1인 식사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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