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미국산 계란인가봐"…대형마트, 수입란 판매 시작
"이게 미국산 계란인가봐"…대형마트, 수입란 판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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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하얀계란'의 모습. 식품의약품안전처 품질검사 완료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유통기한은 오는 2월25일까지다.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이게 미국 계란인가봐"

잡티하나 없는 하얀색 계란이 진열대에 쌓여있는 것을 보고 다들 한마디씩하며 지나갔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 하나 선뜻 손을 뻗지는 않았다. 40대로 보이는 여성고객은 한참을 바라보다가 투명 덮개 속으로 손을 넣고 계란 한알을 만져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23일부터 전국 112개 점포에 총 5만판(150만개)의 미국산 계란을 판매한다. 점포 한곳당 평균 500판의 계란이 공급되는 셈이다. 상품명은 '하얀계란'으로 가격은 8490원이다.

제조사는 선라이즈파머스(Sunrise Farms, INC), 수입판매원은 계림농장이 맡았다. 상품에는 60℃에서 3분 30초간 가열 섭취를 권장한다고 적혀있다.

하얀계란의 제조일자는 1월12일, 유통기한은 2월25일로 총 45일이다. 23일부터 시중에 판매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앞으로 34일간 계란을 두고 먹을 수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생산된 계란에는 영문 표기가 함께 부착돼 있었다.

하얀계란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신기하다"였다. 구입의사는 고객 연령층이 높을수록 많았다. 1시간가량 진열대를 지켜본 결과 20~30대보다는 40~50대 고객들이 미국산 계란을 카트에 담아갔다.

이날 롯데마트 청량리점을 방문한 김모 씨(51·여)는 미국산 계란 1판을 구입했다. 김 씨는 "어쩔 수 없다"며 "한번 먹어보고 국내산 계란이랑 별 다르지 않다면 또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객 한모 씨(62·여)는 "우리나라에 (계란이) 없는데 어떻게 이거라도(미국산) 먹어야지"라며 "설 명절 음식을 만드는데 계란이 많이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또 "육안으로 보기에 국내산 계란이랑 색깔만 다른 것 같다"고도 답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날씨만큼 싸늘했다. 품질검사를 마쳤다는 안내문구가 붙어있었지만 믿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국산 계란을 직접 보니 어떻냐는 질문에 박모 씨(36·여)는 "우울하다"며 "구입할 의사는 절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일단 수입 과정에서 방부제를 사용했을 텐데 미국산 계란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김모 씨(37·여)는 "(미국산 계란을 구입하지 않는 것에)이유는 따로 없다"며 "계란까지 굳이 수입산을 먹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격이 비싸도 국내산 계란을 먹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롯데마트 매장에서 판매되는 국내산 계란은 모두 하얀계란보다 가격이 비쌌다. 또 1판에 계란 30개가 들어있는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계란 10개~15개입 제품이 전부였다.

국내산 계란 10개입 특란을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것은 3950원, 비싼 것은 7900원이었다. 미국산 계란은 30개입 8940원으로 개당 298원 정도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미국산 계란이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며 "오늘 첫 판매를 했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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