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만두' 아성 무너뜨린 '비비고 왕교자'…"이젠 글로벌 1위"
'고향만두' 아성 무너뜨린 '비비고 왕교자'…"이젠 글로벌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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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로 美·中서 브랜드 이미지 각인…2020년 매출 1조 목표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그간 소비자에게 만두란 '맛은 별로지만 그냥 한끼 떼우는', '싼 맛에 할인할 때 사는 제품' 등 만두제품에 대한 다양성과 품질이 부족하다는 인식들이 주를 이뤘다. 또 만두는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믿기 어렵다는 인식도 많아 소비자 불신의 대표 카테고리로 분류되기도 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수많은 업체들이 많았음에도 만두는 그간 '싸구려'로 인식되는 냉동식품으로 2~30년 동안 변화없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노린 CJ제일제당은 지난 2013년 '비비고 왕교자'를 출시해 국내 냉동만두 시장을 고급화로 선도했다. '큼직하고 육즙을 잘 확보한' 이 비비고 만두는 기존의 만두 제품을 차별화시킨 덕분에 30년간 1위를 유지했던 '고향만두'(해태제과)를 제치고 냉동만두시장 1위를 탈환했다. CJ제일제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젠 글로벌 시장 1등에 도전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세계지도 이미지 (사진 =CJ제일제당)

22일 CJ제일제당은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이노베이션 세미나'를 개최,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 중 70%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글로벌 비전을 공개했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장은 "'비비고 만두'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3년간 한국과 미국, 중국에 2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브랜드와 R&D, 제조역량을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라며 "지난해 '비비고 만두'로 국내 1위에 이어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및 해외 만두 시장에서 3300억원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미국과 중국 내 '한국식 만두(K-Mandu)'라는 새로운 식품 장르 창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총 554억원을 투자했다. 또 현재 캘리포니아 플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미국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로 시장점유율 11.3%,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적표를 제시했다. ‘
 
중국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광동성 공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출시 초반에는 비싼 가격과 낯선 브랜드 등으로 소비자 공략이 쉽지 않았지만, 2015년 주력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생산하며 매출 70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230억원의 성과를 거두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만두피부터 만두소까지 '한국식 만두'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를 출시하는 등 중국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2000억원 이상을 투자,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러시아와 독일, 베트남으로 확대해 대륙별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러시아 만두(펠메니(Pelmeni)) 업체를 인수해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지난해 말 인수한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Cau Tre)를 통해 '비비고 만두'와 동남아식 만두(짜조 등)를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CJ제일제당은 이런 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2020년 매출 1조로 세계 만두 1위를 달성해 '한국식 만두(K-Mandu)' 열풍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 30년간 1위를 차지했던 해태제과식품 '고향만두'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처럼 글로벌 1등 만두로 도약하는 데 자신감을 드러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왕교자'는 2015년 장기간 동안 만두시장에서 1등을 차지했던 해태제과의 '고향만두' 제품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해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2배나 차이가 날 정도로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차별화된 맛과 품질의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비비고 만두'를 선보였다. '비비고 만두'가 출시된 2013년만해도 냉동만두는 '만들기 귀찮아 사먹는 값싼 인스턴트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는 대표적인 카테고리 중 하나였다.

또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출시된 제품이 매출 1위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식품업체의 만두 제품들은 맛이나 품질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이 비비고 만두를 국내에서의 성공과 글로벌 전략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3년 동안 마케팅 비용만 500억원 넘게 투자했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의 외형과 식감 등을 차별화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맛과 품질을 구현하는 제조역량을 확보하는 데에도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비비고 만두는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연매출 1600억원을 달성, 시장점유율 1위(40% 이상)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세계만두 시장규모는 5.7조원이며 CJ제일제당은 완차이페리, 삼전, 스니엔 등 중국 3개 업체와 일본 아지노모토에 이어 시장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글로벌 만두 시장이 연평균 3%대 성장하며 2020년에는 6.7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를 기반으로 국내를 비롯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베트남 등 5개 국가 거점확보로 세계 1등 달성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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