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금융 실적 '순항'…신한·KB '2조 클럽'
지난해 4대금융 실적 '순항'…신한·KB '2조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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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FN가이드, 서울파이낸스 취합

하나·우리 1조원대 순익 예상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불안한 금융업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내 4대 금융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금융지주가 3년째 2조클럽에 안착하면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KB금융도 5년만에 2조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우리은행도 1조원대 순익을 올리며 순항한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하나금융·KB금융·우리은행 등 4대 금융사의 당기순이익(지배주주귀속 기준) 추정치는 7조3799억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6조344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비하면 22.3% 상승한 수치다.

우선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나란히 '2조 클럽'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조원대 순이익을 올리며, 수년째 1위 타이틀을 놓지 않고 있는 신한금융의 뒤를 바짝 뒤쫓았다.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익 추정치는 2조2093억원으로, 신한금융(2조5606억원)과는 3000억원 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2015년 두 회사의 순익이 6700억원 차이났던 것과 비교하면, 한해만에 그 폭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KB금융의 순익은 2015년(1조6983억원)과 비교해도 30.1% 늘었다. 4분기에 8600억원 규모의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했지만,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의 매수염가차익이 각각 6600억원, 1300억원 발생하며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KB금융의 순익은 현대증권의 100% 반영과 판매관리비 감축 효과로 2조1000억원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기에 유가증권 매각 등이 더해진다면 실적이 예상보다 더 좋을 수 있다"며 "선두업체와의 순이익 갭이 상당폭 좁아지면서 선두경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도 1위를 수성한 신한금융은 전년(2조3672억원) 대비 8.2% 증가한 2조5606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예측됐다. 4분기 희망퇴직을 실시해 10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자카드 매각이익이 5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금융은 전년(9097억원)에 비해 47.9% 증가한 1조3458억원의 순익이 예상됐다. 4개 금융사 가운데 순익 증가폭이 가장 크다. 특히 4분기에는 대출성장률이 3.5%로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출실적을 낸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4분기 순익은 150억원 정도로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비화폐성환산손실이 1300억원 예상되고, 740명 규모의 퇴직비용 2000억원도 감안해야 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10년차 이상 직원 대상 준정년퇴직과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 약 2200억원의 비용 발생이 예상된다"며 "다만 인원 축소로 인해 올해 이후에는 연간 500억원 이상의 판관비 감소가 예상돼, 향후 판관비 관리 측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지난해 수익 추정치는 1조2642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19.4% 늘어난 실적이다. 우리은행도 명예퇴직, 민영화 성공 특별보로금 등으로 4분기에 일회성 판관비가 15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점쳐졌다.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퇴직비용의 영향을 받아 4분기 성적은 하락세를 그리겠지만, 한해 동안 대출성장세가 이어진 데다 추가 충당금 적립이 크지 않아 전체 순익은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들 금융지주사는 오는 24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내달 초 잇따라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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