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체제' 선택…'안정 속 변화' 양수겸장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체제' 선택…'안정 속 변화' 양수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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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 재임 중 '리딩뱅크' 안착'중립성·리더십'에 힘 실려

▲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신한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낙점됐다. 그룹 후계구도의 정점에 있는 은행장이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이어간 것이다. 신한사태 해결의 숙명을 안고 6년 간 조직을 이끌어온 한동우 회장이 사태 중립 인사를 후임자로 낙점해 갈등의 잔재를 깨끗이 매듭지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 행장은 2년 간의 짧은 재임 기간 동안 안정적인 실적을 선보이면서 의외의 발탁에서 차기 회장으로 발돋움했다.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지위를 견고히 하고, 글로벌과 조직 문화에서는 '젊은 변화'를 만들어낸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신한금융이 올해 새롭게 제시한 '선(先) 신한', 앞서가는 1위 금융사를 만들어나갈 적임자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9일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사에서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하고 조용병 행장을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한동우 회장을 포함한 회추위원 7인의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조 행장의 낙점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은행이 그룹의 맏형 격인 만큼 차기 회장 선임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주류였다. 이상경 회추위원장은 "회장 인선은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두고 순리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의 이전에도 "과거의 아픔(신한사태)을 겪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승계 절차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위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사태 직후 갈등 수습에 전력투구해 온 한 회장이 행장에 이어 마지막 후임 인사까지 조직안정에 공을 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조용병 후보는 2년 전 신한은행장으로 '깜짝 발탁'되기 전까지만 해도 업계의 관심 밖에 있었지만, 행장 선임 당시 '신한 사태' 중립 인사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특히 위성호 사장이 이날 면접 과정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조 후보에 힘을 실었다. 위 사장은 2015년 신한은행장 선출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무게감 있는 인사다. 그는 이날 면접에서 "신한 발전을 위해 차기 회장으로는 조 행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며 "최대의 조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도 일찌감치 연임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조직 안정에 뜻을 밝혀 왔다. 1948년생인 한 회장은 규정상 1년 연임이 가능하지만, '장기집권' 욕심에 대한 조직의 상처가 깊은 점을 감안해 연임을 고사했다. 그는 이달 초 차기 회장 인선에 대해 "물 흐르듯이 조용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던 조용병 후보가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발돋움한 것은 재임 기간의 성과가 받쳐준 덕이다.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리딩뱅크 재편 가능성도 흘러나왔지만, 신한은행은 최근 2년 간 실적 1위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인도네시아 합병 법인 출범과 국내 금융사로서는 첫 미얀마 진출 등 '국제통'으로서의 글로벌 사업 성과도 뚜렷했다.

한동우 회장이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先 신한'으로 선포하고, 앞서나가는 경영을 중시한 만큼 시장 변화 주도의 덕목도 감안됐다. 조 행장은 무인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 출시와 은행권 첫 자율출퇴근제 등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추위 관계자는 "조용병 후보가 1등 금융그룹으로서 신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대응해 조직의 변화를 리드하며 글로벌 시장 개척과 성과 창출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며 선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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