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지난해 150원 널뛰기…1일 변동폭 6년 만에 '최대'
환율, 지난해 150원 널뛰기…1일 변동폭 6년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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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 7.5원 등락…연고점 1238.8원·연저점 1090원
원·엔 환율 134원 '폭등'…2009년 이후 최대폭 상승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연중 150원 가량 널뛰기 했다. 매일 평균 7.5원씩 출렁이면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부각됐던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변동성을 기록한 것이다. 연초의 중국 경제 불안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 대선과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 등의 돌발 변수가 잇따르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중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7.5원, 변동률은 0.81%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9.5원, 0.8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당시에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안전자산 선호와 함께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이 출렁인 바 있다.

특히 1분기에 8.2원, 2분기 7.7원, 3분기 7.2원, 4분기는 7.0원으로 연초 변동폭이 컸다. 연초에는 중국 금융·경제 불안과 국제유가 급락이 맞물렸고,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2월 25일 1238.8원에서 연고점을 기록했다.

2분기 이후에는 대외 불안 요인이 진정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기대, 브렉시트 가결 이후 주요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노력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다. 이에 9월 7일 연중 최저점인 10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점 대비해서 150원 가량이나 급락한 수치다.

4분기부터는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전망,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 인상과 향후 인상속도 가속화 우려 달러화가 강세 압력을 받았다.

▲ 자료=한국은행

이에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1207.7원에 마감돼 전년말(172.5원)대비 35.2원 급등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2.9% 절하된 것이다. 연평균으로 보자면 전년보다 28.9원 오른 1160.4원을 기록했다.

특히 원·엔 환율의 경우 전년대비 134.25원 폭등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중 연평균 100엔당 1069원을 기록해 전년(934.9원)대비 폭등했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12.6% 급락한 것이다.

원·엔 환율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에도 100엔당 1364원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원화가치 절하폭이 21%에 달한 바 있다.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환율 급등세를 기록한 것이다. 연말 기준으로 봐도 원·엔 환율은 지난해말 1035.3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61.25원 급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통용되는 만큼 위험회피가 부각되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급등했다"며 "올해 브렉시트 등의 이슈로 안전 선호가 강화되면서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은행 간 외환거래 규모는 감소에도 불구하고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25억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4%(10억3000만달러) 줄었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규모도 전년대비 175억달러(-11.1%) 감소한 175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비거주자의 NDF 순매입(국내 외국환은행과의 매매 기준) 규모는 462억1000만달러에 달해 전년대비 50%(154억달러)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경우 조선 중공업체 수주 부진으로 선물환 매도가, 원자재 수입 규모 축소로 선물환 매입이 감소했다"며 "비거주자의 NDF 거래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변화, 위험회피 심리 변화에 따라 변동사다가 10월 이후 달러화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 등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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