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삼성, 고강도 쇄신·경영 현안 재가동
'한숨 돌린' 삼성, 고강도 쇄신·경영 현안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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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인사·미래전략실 해체 '급물살'…수사·재판 대비 병행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수진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액의 뇌물을 준 혐의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삼성은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뇌물 공여 등의 혐의에 대한 무죄 입증은 물론, 그동안 멈춰있던 경영 시계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어 경영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법원(조의연 판사)은 19일 새벽 5시께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발표를 통해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삼성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특검은 지난 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전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6시15분쯤 구치소에서 나와 대기된 차량을 타고 그룹 미래전략실이 있는 서울 서초사옥으로 이동했다.

이 부회장은 곧장 임원 회의를 진행해 전일 법리 다툼에 대한 내용 검토는 물론, 향후 불구속 상태에서 받게 될 수사와 재판에 준비 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특검 수사로 인해 지난해 말부터 해결되지 못한 경영 현안들 역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매년 12월에 진행하는 사장단 인사 연기를 비롯해 후속 임원 인사, 조직개편, 경영 계획,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등의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숨 돌린 삼성은 실추된 이미지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쇄신 작업과 함께 그동안 미뤄왔던 경영 현안을 챙기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설 연휴를 전후해 사장단 인사와 미래전략실 해체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후 약 3년간 15건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신사업 진출에 활발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11월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모든 것이 멈췄다.

따라서 삼성이 전장사업 육성을 위해 9조36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하만의 경우, 하만의 소액주주들이 "삼성이 하만을 적정 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인수했다"며 인수 반대 소송을 낸 상황이라 차질 없는 M&A를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상태다.

아울러 오는 4월에 출시하는 신제품 갤럭시S8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준비해 선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에 내놓겠다고 밝힌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중장기 그림에 앞서 현재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 구축이 선결과제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정조사에서 언급됐던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속도도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삼성이 한숨을 돌린 만큼 기업활동과 다른 사안에 집중할 여력이 생겼다"면서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경영 활동을 정상화 하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차질이 생긴 만큼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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