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사면에 "하늘같은 은혜"…안종범에 문자
SK, 최태원 사면에 "하늘같은 은혜"…안종범에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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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LG는 구본상 부회장 사면 청탁

[서울파이낸스 박수진기자] SK그룹과 LG그룹이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오너 사면과 관련된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배경에 사면 청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1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은 SK와 LG 측이 안 전 수석에게 사면과 관련해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이날 검찰이 밝힌 문자메세지에는 김창근(67) SK이노베이션 회장이 2015년 8월 13일 안 전 수석에게 "SK 김창근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감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를 보낸 날짜는 법무부가 공식 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기 전이다. 당시 최 회장은 수백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선물투자를 한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었다. 하지만 해당 문자 때문인지 이후 최 회장은 광복절 특사에 포함되면서 2년 7개월만에 풀려났다.

이후 SK는 2015년 11월 미르재단에 68억원을 출연한 것은 물론, 지난해 2~4월에는 K스포츠재단에 43억원을 출연했다. 또 대전과 세종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는 등 박근혜 정권 사업에 저극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검찰은 또 LG가 안 전 수석에게 사면 청탁을 한 문자메세지도 공개했다. 하현회 LG 사장은 지난해 7월 26일 "구본상 부회장이 95% 복역을 마친 상황입니다. 8·15특별사면 대상 후보로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검토해 보시고…"라는 문자메시지를 안 전 수석에게 보냈다.

당시 구본상(48) 전 LIG넥스원 대표는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징역 4년이 선고된 상황. 하지만 이같은 로비에도 불구하고 사면대상에 포함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했다.

한편, 지난달에 진행된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최태원 회장은 "대가성이란 생각을 갖고 출연한 바는 전혀 없었다"면서 "당시 출연금 지원은 저희 그룹 내에서 사회 공헌 위원회에서 맡아 하기 때문에 제 결정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박 대통령이)한류나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면 경제에 도움된다고 말씀하셔서 정부가 뭔가 추진하는데 민간차원에서 협조를 바라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대가성에 대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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