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IC단말기 전환 사업…여신협회, 사업자 재평가 준비
'지지부진' IC단말기 전환 사업…여신협회, 사업자 재평가 준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여신금융협회가 지난해 3곳의 밴(VAN, 부가통신망사업자)사를 선정해 영세가맹점의 단말기를 보안성이 높은 IC(집적회로)단말기로 교체해주는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여신협회는 해당 사업자 3곳의 평가를 실시해 전환 실적과 향후 지속성 여부를 평가해 여의치 않으면 재선정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여신협회는 "협회가 'IC단말기 전환 지원사업자' 3곳의 단말기 전환 성과를 집계한 결과, 지난 12월 말 기준 약 6만5000대가량의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여신협회가 밝힌 6만5000대는 초기 IC단말기 전환 대상으로 추정된 영세가맹점 65만곳의 10분의 1 수준이다.

IC단말기 전환 사업은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오는 2018년 7월부터 모든 가맹점이 의무적으로 기존 MS(마그네틱)단말기를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한 IC단말기로 교체하도록 규정하면서 추진됐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영세가맹점을 위해 전업 카드사에 10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도록 하고, 금융결제원과 한국스마트카드,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 등 3곳의 밴사를 사업자로 선정해 지난해 1월부터 전환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IC단말기 전환 사업은 초기부터 여러가지 문제점을 내포해 왔다는 지적이다. 사업자 선정과정의 문제로 다수의 밴사가 여신협회에 이의를 제기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영세가맹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또 선정된 사업자 중 일부가 영세가맹점의 네트워크나 IC단말기 인증을 받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신협회는 그동안 IC단말기 전환이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는지를 공개하지 않고 영세가맹점의 정보가 없어 사업 성과가 더디다는 설명만 반복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환 성과가 지지부진하면서 여신협회가 칼을 빼 들었다. 전환 사업자 3곳의 재평가 작업에 나설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말 사업자 계약사항을 수정하면서 반기마다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카드사와 사업자, 협회에서의 의견을 취합해 평가 기준을 만들고, 위원회를 발족해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 3곳의 전환 실적과 향후 지속성 여부 등을 보고 여의치 않으면 사업자를 교체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신협회의 이런 조치에 밴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성원 밴협회 사무국장은 "기존 사업자 선정 조건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아, 밴사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영세가맹점의 IC단말기 전환 필요성은 밴업계도 가지고 있는바, 여신협회가 적절한 조건을 제시해 밴사에게도 기회를 준다면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