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3월 출범' SM상선에 쏠린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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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컨테이너박스 확보 '걸림돌'…"양해해운 전철 밟으면 안돼"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한진해운 컨테이너 사업 일부를 인수한 SM상선이 오는 3월 정기선 사업을 시작한다.

현대상선과 함께 양대 원양선사로 떠오른 SM상선을 두고 해운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한진해운 사태로 떨어진 한국해운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중책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올해 상반기 중 컨테이너선 12척을 순차적으로 확보하고, 3월부터 정기선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김칠봉 SM상선 사장은 지난 9일 열린 취임식에서 "최적의 컨테이너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생존 및 흑자기조 확립을 해야 하는 올해가 가장 중요한 해"라며 "회사를 조기에 안정화 시키고, 글로벌 선사로의 도약을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SM상선은 본사를 2본부 19팀 1파트로 슬림화하여 확정했으며, 주요 생산국과 소비국인 한국,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등 각 지역에 12개 지점 및 8개 영업소를 두고 운영한다. 본사는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건물인 유수홀딩스 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또 내년 21척 선박 확보, 12개 노선 구축, 매출 1조원 달성과 5년내 41척 선박 확보, 25개 노선 구축, 매출 3조원 달성이라는 중단기 목표를 세웠다.

일단 업계는 SM상선에 대해 정부의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른 원양 대형컨테이너 선사 육성정책이 뒷받침 된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양대선사의 약화는 한국해운의 침체로 이어졌다"며 "올해를 한국해운 재건을 위한 시작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현대상선과 SM상선 육성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대보다 아직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진입장벽이 높은 해운업 특성상 사업 초기에 기반을 다지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2009년 정기선 사업에 진출했던 양해해운은 설립 2년 만인 2011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이민주 에이티넘 회장이 투자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해운업황 악화와 초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해운업 특성을 견디지 못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양해해운은 설립 1년 만에 세계 70위권으로 올라섰지만 2년 만에 접었을 만큼 정기선 사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초기투자가 많이 들어가고 네트워크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운 전문가들은 SM상선이 정기선 사업을 위해 필요한 컨테이너박스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를 우려한다.

선사들은 컨테이너 박스를 임대 또는 구매를 통해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선사들마다 전략을 수립해 컨테이너박스 수량을 조절한다. 조절을 잘 못할 경우 남는 박스는 보관비가 들어가고, 박스가 부족해도 단기간에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12척으로 정기선 사업을 시작하는 SM상선은 1척당 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일 경우 7만2000개의 컨테이너박스가 필요해 이를 동시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컨테이너박스 조절을 위해 검토하는 절차를 밟을 만큼 매우 복잡한 일"이라며 "SM상선의 경우 컨테이너박스를 확보하기 위한 자금뿐만 아니라 리스업체들이 무엇을 믿고 빌려줄지 우려된다. 3월 출범에 컨테이너박스 확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해해운도 컨테이너박스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SM상선 성공은 한국해운에 미래를 밝게 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SM상선에 물적·인적지원을 진행하고, SM상선은 양해해운에 전철을 밟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와 자금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SM상선은 지난 6일 여의도에서 김칠봉 사장과 수도권 지역 임직원 200여 명이 함께 한 가운데 공식 출범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SM상선이 걷기행사를 마치고 힘찬 함성을 외치고 있다. (사진=SM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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