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기대로 초강세를 보인 달러화 가치가 되돌림 장세에 들어섰다.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경제정책과 관련된 별다른 언급이 나오지 않자 달러화 하락과 함께 원·달러 환율도 1180원 초중반선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확인 이후 진행된 급등세를 대부분 되돌린 것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9원 내린 1186.5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11.7원 내린 1184.7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6일(1183.9원)이후 18거래일 만에 최저치다.

밤새 개최된 트럼프 기자회견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과 감세, 재정확대에 대한 언급이 부재했다. 트럼프 개인 사업과 대통령직 수행에 따른 이해 상충 문제,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문제 등만 거론되면서 시장 가격에 실망감이 반영됐다.

지난달 103p대로 치솟았던 미 달러화 지수는 이날 아시아 장중 101p 초반선까지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부터 10원 가까이 급락해 1190원선을 반납했다. 개장 직후 1180원선까지 급락한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크게 줄여 1184원선을 회복했고, 오전중 점차 하락세를 더해 1182원선까지 떨어졌다.

오후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이 한 차례 더 급락하면서 1시 4분 1180.0원에서 바닥을 찍었다. 이후에는 1183원선까지 레벨을 회복했고, 장 막판 레벨을 크게 높여 1184.7원에서 최종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324억원을 순매수해 17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전일대비 0.58% 상승해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2080선을 돌파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발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하게 하락했다"며 "코스피 상승과 환율 하락의 역의 관계가 다시 뚜렷해졌고,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지속된 점도 심리적으로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반영됐던 달러화 강세 흐름이 되돌림을 겪는 가운데 당장 내일 장중에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및 성장률 전망치 조정 등이 환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 연구원은 "이날 밤부터 옐런 등 연준 관계자 4인의 발언이 예정된 가운데 중립적 스탠스를 확인하고 조정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과 동시에 100일 플랜을 어떻게 발표하냐에 따라 외환시장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