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실적 '빨간불'…4Q 매출 반토막 우려
한미약품, 실적 '빨간불'…4Q 매출 반토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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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7분의1…"사노피 계약취소 우려 현실화"
주가 연일 뒷걸음질…28만원 대로 신저가 경신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사노피와의 수출계약 취소로 역풍을 맞은 한미약품이 4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반토막, 영업이익은 7분의 1도 안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 한미약품 연결기준 4분기 실적 관련 증권사별 상세추정내역. 기준일: 2016년 12월말 이후. 단위:억원,원, 배. (자료 = 에프엔가이드)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이후 증권사들(2곳)이 추정한 한미약품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평균 227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분의 1토막난 수준이다. 매출액 추정치는 2567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번 실적 부진에는 작년 말 사노피와의 수출계약금 취소 영향이 주효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사노피가 수출계약 내용을 변경하면서 지난 2015년부터 회계상 이익으로 계상해 온 금액을 이번 분기에 일순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작년 12월29일 사노피 대상 기술수출 관련 수정사항을 공시했다. 사노피 측이 임상시료 생산을 지연시키고 복합 인슐린 신약인 '랩스 인슐린(LAPS-insulin)' 권리를 반환키로 결정한 것. 이에 따라 계약금도 기존 4억유로에서 2억400만유로로 40%나 줄었고, 개발 및 상업화 마일스톤도 기존 35억유로에서 27억2000만유로로 변경됐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계약금은 지난 2015년 4분기 2억유로를 일시적으로 인식하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에 걸쳐 분기별로 213억원을 안분 인식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수정 계약에 따라 작년 1~3분기에 이미 인식된 계약금 639억원의 매출이 취소됐고, 영업이익 383억원도 차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에 지급한 수수료 30%와 세금과공과 10%는 환입될 전망이다.

당장 4분기 비용부담 문제보다 랩스커버리 기술 우려가 더 큰 악재라는 관측도 나왔다. 당초 한미약품의 글로벌 인슐린시장 선점 기대가 높았던 만큼 성장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슐린 시장은 오는 2023년 4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거대 시장이었다"며 "사노피는 1위 기업이었기 때문에 퀀텀프로젝트가 시장에 런칭될 경우 대형 품목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GLP-1가 생산이슈로 임상 3상이 지연되고 있고, 1 주제형 인슐린도 권리가 반환돼 (한미약품의) 당뇨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랩스커버리 기술에 대한 우려감은 당분간 해소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절적 요인인 독감 환자 급증과 미국 제넨텍과의 기술수출 성사 등 일부 긍정적 요인들도 사노피와의 계약취소에 따른 부정적 여파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승호 연구원은 "작년 12월 독감 감염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4분기 제네릭 상품 '한미플루' 매출액 150억원을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과 '로벨리토', 발기부전치료제 '구구'등이 내수 성장을 견인했다"며 "제넨텍 대상의 기술수출 계약금 8000만달러 수취 사실도 긍정적"라고 덧붙였다.

주가 역시 실적 우려를 반영하듯 저점을 배회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날 29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사노피 계약취소 공시 이전인 작년 12월28일 종가(34만1000원) 대비 14.4%가량 낮아진 상태다. 지난 2일에는 28만400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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