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LF, 불황타개 '마이웨이'…가성비 정장 vs 스파클링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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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브랜드 '수트서플라이'론칭 vs "또다른 사업 진출 검토"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국내 패션시장의 쌍두마차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옛 엘지패션)가 불황 타개책으로 각각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좋은 정장'과 '스파클링 와인'을 지목했다. '본업'과 '부업', 혹은 '정면돌파'와 '우회전략'이랄까. 아무튼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고 있지 않는 가운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가성비 높은 정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보했다. 네덜란드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서플라이 판권을 가져와 '큰손'으로 떠오른 영포티(젊은 40대)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F는 '본업'인 패션 사업 외에 식·음료 사업까지 손을 대며 사업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의 수입·판매 회사 지분을 확보하고 '부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불황에도 '먹는 것'에 대한 소비는 비교적 관대하다는 점에 착안한 전략으로 보인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전날 네덜란드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서플라이'를 정식 론칭하고 청담동에 매장을 오픈했다. 수트서플라이는 이탈리아 원단을 100% 사용하면서도 고비용의 매스미디어 마케팅을 지양,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다.

실제로 같은 회사 볼륨 신사복 브랜드인 갤럭시와 로가디스 상품의 최고가가 150만원대인 것에 비하면 수트서플라이의 중심 가격은 60~7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셔츠와 바지의 최저가는 각각 9만9000원, 19만9000원이다.

주요 타깃층은 최근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3040세대다. 패션 업계뿐만 아니라 IT와 게임 업계에서 소비 권력으로 부상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이른바 '아재(아저씨) 맞춤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회사는 20대를 겨냥했던 남성 정장 브랜드 '엠비오' 사업은 접은 바 있다. 구매력이 크지 않은 소비계층에 주력하는 바람에 많은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트서플라이는 올해 패션 트렌드가 '개인 맞춤형 서비스'인 만큼 다양한 체형의 고객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7개 스타일, 30여개의 사이즈 체계를 갖췄으며 매장 내에는 수선실도 구비해 현장에서 선택한 정장을 고객 체형에 맞춰 즉시 수선해준다.

회사는 개업 첫날부터 장사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일찌감치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을 파악하고 실제 구매 의향을 내비친 고객 150명을 초청, '그랜드오프닝파티'를 열며 매출 올리기에 나섰다.

이 브랜드 관계자는 "수트서플라이는 뉴욕 파슨스 패션학교 교수를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와 공동 1위로 선정된 바 있다"며 "저렴하지만 고품질의 상품, 다양한 디자인을 무기로 고객들에게 '선택의 재미'를 제공하며 국내 남성 컨템포러리 정장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수트서플라이 화보(왼쪽)와 인덜지가 국내에 판매하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사진=수트서플라이 페이스북, 인덜지 홈페이지 캡처)

반면 LF는 주류부문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공격적인 사업 행보에 나섰다. LF는 지난 2일 주류 유통 기업 '인덜지'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50% 초반대로, 지분의 절반 이상을 확보했기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의사결정은 기존 경영진이 계속 맡게 된다.

LF는 올해 하반기 강원도 속초에 맥주 증류소 공장을 설립하고 소규모 맥주(크래프트비어) 공급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같은 결정에는 최근 3년 간 수입맥주의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상회하고, 수제맥주 시장은 매년 100%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 크게 작용했다.

LF는 2007년 자회사 LF푸드를 통해 외식 사업에 뛰어든 이후 화장품 유통 시장에 진출, 침구류 라이센스권도 확보하며 소비자와의 접촉점을 확대해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데 의미가 있으며, 여력이 된다면 향후 또다른 사업 부문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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